서언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는 군사적 직접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상호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도록 협정이나 조약에 의해 설정된 완충지대로서 분쟁을 종식시키거나 휴전 후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 설정된 지역이다. 이 지역은 군사분계선(MDL, Military Demarcation Line), 남방한계선, 민통선 이북지역, 민통선(CCL, Civilian Access Control Line), 접경지역을 포함한다(Ministry of Environment, 2016). DMZ는 60여 년간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아 세계적으로 우수한 생태계를 보이며,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이 다양하게 공존하는 지역으로 한반도 3대 핵심생태축의 하나이다(National Institute of Environmental Research, 2013). DMZ와 민통선지역을 포함하는 행정구역은 인천광역시(강화군), 경기도(김포시, 파주시, 연천군), 강원도(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의 9개 시·군이며 서부, 중부, 동부 권역으로 각각 구분한다. 서부권역은 경기도 파주시·연천군·김포시·강화군·옹진군을 포함하며, 해발 500 m 이하의 저지대와 크기와 면적이 다양한 습지들이 많이 분포한다(Ministry of Environment, 2016). 서부권역에 위치한 파주시의 동부지역은 500 m 내외의 산들이 솟아 있고, 서부지역은 낮은 구릉지와 평야지대로 형성되어있어 농경에 적합한 기후환경을 나타내고 있다(Ministry of Environment, 1999b). 파주시는 연평균 기온이 10.9℃이며, 강수량은 1,458.7 ㎜로 DMZ 서부권역 내에서 평균 기온과 높은 강수량을 가진다(Paju City, 2018). 또한 식물구계지리학상으로 볼 때 한반도 중부아구(Lee and Yim, 1978)에 속하며, 식생의 군계수준에서는 냉온대 중부(Yim and Kira, 1975)에 해당되고, 식생지리학적 분포는 대륙형으로서 한반도아형의 중부/산지형이다(Kim, 1992). 지질은 시생대에 속하는 운모편마암, 편마암 그리고 석회암이 분포하며, 토양은 임진강변을 중심으로 홍수퇴적물에 해당하는 미사식양질과 미사사양질의 토양이 하천의 공격사면과 활주사면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낮은 구릉성 산지에는 사양질과 식양질의 토양이 넓게 분포한다(Ministry of Environment, 1999b).
파평산(坡平山)은 해발 496 m로 북위 37° 56' ~ 37° 54', 동경 126° 51' ~ 126° 54' 사이에 위치하고, 행정구역상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파주읍, 법원읍, 문산읍 등에 걸쳐져 있다. 파평산의 동쪽으로는 감악산(675 m), 앵무봉(622 m), 남쪽으로는 광평산(262 m), 사방산(228 m), 명학산(220 m), 북쪽으로는 국사봉(150 m)과 같은 경기도 서북부 지역 내 여러 봉우리들이 산재한다. 산의 북동쪽으로는 골프장과 공원묘지가 위치해있고, 논·밭이 파평산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북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임진강은 한강하류와 합류하여 상대적으로 수분공급이 원활하고, 산 내부에는 여러 개의 깊은 계곡이 발달하여 하천작용과 관련된 침식과 퇴적의 흔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며,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댐이 설치되어 있다. 파평산은 동봉(457 m)과 서봉(496 m)의 두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상인 서봉에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헬기장과 레이더기지가 있어 일반인은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한편 동봉은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좋으며 남쪽은 암반으로 형성된 바위절벽으로 이어져 있고, 정상은 바위언덕으로 이루어져있다.
경기도 파주시의 식생에 대한 연구는 주로 자연환경조사와 DMZ 일대 조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1999년도에 실시된 2차 자연환경조사에서 파주시에 위치한 감악산과 인근산지가 조사되었으며(Ministry of Environment, 1999a), 이후 3차, 4차 자연환경평가에서 파주시에 위치한 기간봉, 파평산, 도락산, 노고산, 오학산 등의 식생 조사가 이루어졌다(Ministry of Environment, 2006, Ministry of Environment, 2012). 그러나 자연환경평가연구는 산림식생의 군락 조사와 식생보전등급을 판정하였을 뿐, 구체적인 식물상 연구는 수행되지 않았다. 최근 미조사 산지를 대상으로 한 식물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Lee et al., 2016), 이 중 DMZ 서부권역 식물상에 대한 연구는 고령·개명산(Kim et al.,2016), 문수산(Kim et al., 2010) 등이 수행된 바 있으나 파평산을 중심으로 수행된 식물상 연구는 전무하다. 따라서 본 조사에서는 서부 DMZ 인근 접경지역에 위치한 파평산 일대의 식물분포 및 분류군 현황을 파악하고, 증거표본 제작 및 영상자료를 기초로 소산식물 목록을 작성하였다. 또한 조사된 식물 중 특산식물 및 희귀·멸종위기종을 파악하여 보전가치가 있는 식물과 귀화식물 목록을 확인하는데 목적이 있다.
재료 및 방법
파평산의 식물상 및 식물 군집구조를 확인하기 위하여 2016년 4월부터 10월까지 10회의 현지조사를 수행하였으며, 채집된 식물에 대한 종동정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하여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2회, 1회에 걸쳐 추가적인 현지조사를 실시하였다(Fig. 1, Table 1). 조사지역 내에 생육하는 모든 관속식물을 대상으로 화상자료를 확보하거나 채집하여 건조표본을 제작한 후 가천대학교 식물표본관(GCU)과 국립수목원 DMZ 자생식물원에 보관하였다. 조사경로는 등산로 및 임도 주변의 5~20 m를 중심으로 조사하였으며, 식물의 동정은 Chang et al. (2011), Lee (1980); Lee (2003a), Lee (2003b), Lee (1996), Lee (2006a), Lee (2006b), Lee et al. (2011), Lee and Lee (2015), Korea Fern Society (2005), Korea National Arboretum (2004), Korea National Arboretum (2008), Korea National Arboretum (2011), Park (2009), Park et al. (2011) 등의 식물도감과 문헌에 따라 실시하였다. 조사된 식물목록의 배열은 양치식물은 Smith et al. (2006), 나자식물은 Melchior (1964), 피자식물은 APG Ⅳ system (The Angiosperm Phylogeny Group, 2016)의 분류체계를 따랐다. 학명과 국명은 국가표준식물목록(Korea National Arboretum, 2017)에 준하여 작성하였으며, 속 이하는 알파벳순으로 정리하였다.
Table 1. The investigation dates and routes of Mt. Papyeong
또한 조사된 식물을 대상으로 특산식물(Chung et al., 2017; 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4), 희귀식물(Chang et al., 2016), 멸종위기야생식물과 국가적색목록(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 구계학적 특정식물종(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2018), 기후변화 적응대상식물(Oh et al., 2010), 식물유용성(Korea Forest Service 2014; Lee, 1976), 귀화식물(Korea National Arboretum, 2016), 재배식물(Korea National Arboretum, 2017; Lee et al., 2016)을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관속식물 현황
파평산의 관속식물은 식재된 종을 포함하여 91과 257속 361종 9아종 36변종 4품종으로 총 410분류군으로 확인되었다. 양치식물은 7과 10속 13종 1변종으로 14분류군(3.41%), 나자식물은 3과 4속 6종 6분류군(1.46%), 피자식물은 81과 243속 342종 9아종 35변종 4품종으로 총 390분류군이다. 피자식물 중 쌍자엽식물은 67과 197속 277종 9아종 30변종 3품종으로 총 319분류군(77.80%), 단자엽식물은 14과 46속 65종 5변종 1품종으로 총 71분류군(17.32%)이다(Table 2, Appendix 1). 이는 한반도 관속식물 4,364 분류군(Chung et al., 2017)의 9.39%이며, 경기도에 분포하는 관속식물(Oh et al., 2008) 1,257 분류군의 32.62%에 해당된다. 증거표본에 의한 식물목록을 바탕으로 종 다양성이 높은 과는 국화과(46분류군), 벼과(31분류군), 장미과(27분류군), 콩과(18분류군), 꿀풀과(18분류군), 제비꽃과(14분류군), 마디풀과(14분류군), 십자화과(13분류군), 미나리아재비과(9분류군), 인동과(9분류군) 순이며, 이는 본 조사에서 확인한 전체 관속식물 410분류군의 48.5%에 해당된다. 증거표본에 기준하였기 때문에 자생지를 확인하였어도 채집하지 못한 일부 식물 종은 식물 목록에서 제외하였으며, 이를 감안하면 보다 많은 분류군이 파평산에 생육할 것으로 사료된다.
Table 2. The number of vascular plants distributed in Mt. Papyeong
파평산과 그에 인접한 고령·개명산(450분류군), 문수산(511분류군)을 비교하였을 때, 파평산과 고령·개명산은 266분류군(파평산 분류군의 64.88%), 파평산과 문수산에서는 242분류군(59.02%)이 공통적으로 생육하며, 세 개의 산에서 176분류군(42.92%)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특산식물 2분류군,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 2분류군,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7분류군, 기후변화 적응대상식물 2분류군, 귀화식물 13분류군이 공통적으로 확인되었으며, 특산식물 4분류군, 멸종 및 위기식물 4분류군, 구계학적식물 16분류군, 기후변화 적응대상식물 1분류군, 귀화식물 4분류군이 파평산에서만 생육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Appendix 1).
과거 파평산은 자연식생이 교란된 후 식재된 침엽수를 바탕으로 한 식생이 정착하였으나 현재 조사된 지역에서 상수리나무군락, 신갈나무군락 및 굴참나무군락이 우점하고 있어 2차적으로 안정화된 산림식생과 함께 혼생한 형태의 식림이 발달했다(Ministry of Environment, 2014). 하천의 흔적으로 보이는 지역에서는 갯버들, 키버들을 볼 수 있으며, 산 중턱으로 올라갈수록 생강나무, 쪽동백나무, 붉나무가 산생한다. 동봉 정상 부근에는 드물게 연복초와 금마타리가 부분적으로 군락을 이루고, 동봉으로 향하는 파평체육공원 등산로 초입부에서는 복사나무, 사방오리나무, 쪽동백나무, 병꽃나무, 쥐다래나무, 왕벚나무 등과 함께 초본층으로는 각시붓꽃, 금붓꽃이 산생하고 있었으며, 헬기장 근처에서 백령풀을 확인할 수 있다. 덕천리 주변에서는 참빗살나무, 산초, 개다래나무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초본층으로는 꽃며느리밥풀, 자주조희풀, 터리풀, 민백미꽃 등이, 약수터 부근의 습한 지역에 미치광이풀 군락을 확인 할 수 있다. 한편, 서봉으로 연결된 군부대 지역에서는 포장된 도로 주변으로 망초, 개망초, 미국자리공 등 귀화식물으로 교란된 식생을 초입부에서 중턱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개암나무, 싸리, 고추나무, 층층나무 등의 목본식물과 메꽃, 물레나물 등의 초본식물도 산생한다. 향후 군시설로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되어 식물상의 확인이 이루어지지 못한 서봉에 대한 조사를 추가 실시함으로써 파평산 전 지역의 소산식물을 확인하고, 군시설로 인한 식생의 교란 여부, 귀화식물의 침입 및 확산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산식물
특산식물(또는 고유식물; Endemic plant)은 국가 단위로 한정된 지역에서만 생육하는 식물을 말한다. 생물다양성 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과 ABS (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 Sharing)등 생물자원의 확보를 위한 국제적 경향을 확인할 때 생물주권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Anderson, 1994; Chung et al., 2017). Chung 등의 특산식물목록(Chung et al., 2017)을 근거로 파평산에 생육하는 특산식물은 현호색(Corydalis remota Fisch.ex Maxim.), 점현호색(Corydalis maculata B.U. Oh & Y.S. Kim), 서울제비꽃(Viola seoulensis Nakai), 은사시나무(Populus ⨉ tomentiglandulosa T.B.Lee), 키버들(Salix koriyanagi Kimura), 참개별꽃(Pseudostellaria coreana (Nakai) Ohwi), 개나리(Forsythia koreana (Rehder) Nakai), 오동나무(Paulownia coreana Uyeki), 병꽃나무(Weigela subsessilis (Nakai) L.H. Bailey) 등 총 9분류군이다(Table 3). 한편 환경부에서 제시한 한반도 고유종 목록(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4)에 따라 검토한 결과로는 털중나리(Lilium amabile Palib.), 점현호색, 서울제비꽃, 은사시나무, 오동나무, 병꽃나무의 6분류군이 확인되었다(Table 3). 털중나리는 파평체육공원 인근에서 출발하는 등산로 초입부의 사방댐(Route B; Fig. 1)과 군부대 입구에서 출발하는 등산로의 정상 주변(Route C; Fig.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점현호색은 덕천리에서 출발하는 등산로의 초입부분(Route A; Fig. 1)에서 왜현호색, 댓잎현호색 등 현호색속의 다른 식물과 함께 산재한다. 개나리는 파평체육공원 근처(Route B; Fig. 1)에서 발견하였으나 이는 식재된 분류군으로 여겨진다.
Table 3. The list of Korea Endemic Species in Mt. Papyeong
yNIBR : Inventory and management of Endemic Species of Korea.
XCultivated Plants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과 적색식물종
IUCN 범주와 기준은 전세계에 분포하는 분류군을 9개 범주로 지정하여 종의 보전 상태를 객관적이고 투명적인 평가를 위해 개발되었다. 9개 범주는 마지막 개체가 죽은 것이 확실한 절멸(Extinct, Ex), 자연 서식지에는 절멸하였으나 동물원이나 식물원 등지에서 생육 또는 재배하는 개체만 있는 야생절멸(Extinct in the wild, EW), 지난 10년 또는 3세대에 걸쳐 측정된 하락의 정도와 요인 등 여러 기준에 해당하는 수에 따라 위급(Critically Endanbered, CR), 위기(Endangered, EN), 취약(Vulnerable, VU), 가까운 장래에 멸종우려(위급, 위기, 취약) 범주에 평가될 수 있는 준위협(Near Threatened, NT), 기준에 따라 평가하였으나 멸종우려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로 널리 퍼져있고 개체수도 많은 관심대상(Least Concern, LC), 평가하기에 정보가 부족한 정보부족(Data Deficient, DD)과 적색목록집에 따라 아직 평가하지 않은 미평가(Not Evalutated, NE)로 나뉜다(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
파평산에서 확인된 관속식물 중 IUCN 평가 기준에 따라서 국립수목원에서 제시한 희귀식물 목록을 근거로 할 때, 약관심종(LC)은 처녀고사리(Thelypteris palustris Schott), 소나무(Pinus densiflora Siebold & Zucc.), 노간주나무(Juniperus rigida Siebold & Zucc.), 함박꽃나무(Magnolia sieboldii K.Koch), 두루미천남성(Arisaema heterophyllum Blume), 골풀(Juncus effuusus var. decipiens Buchenau), 새포아풀(Poa annua L.), 갈퀴나물(Vicia amoena Fisch. ex DC.), 물오리나무(Alnus sibirica Fisch. ex Turcz.), 물박달나무(Betula davurica Pall.), 까치박달(Carpinus cordata Blume), 여뀌(Persicaria hydropiper (L.) Delarbre), 흰여뀌(Persicaria lapathifolia (L.) Delarbre)로 총 13분류군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의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적색자료집(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2012)에서 제시한 목록을 따랐을 때 관심대상(LC)에 금붓꽃(Iris minutioaurea Makino), 금강제비꽃(Viola diamantiaca Nakai)의 2분류군이 확인되었다(Table 4).
Table 4. The list of rare and endangered plants in Mt. Papyeong
yNIBR : 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두루미천남성은 정상부근의 팔각 정자에서 약수터로 향하는 길목에서 소수 개체가 산재하였으며, 물오리나무는 300 m 이상의 고도의 서봉과 동봉의 등산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금강제비꽃은 정자 인근에서 일부 확인되었는데, 조사지역 내의 전반적인 분포 상황을 파악하여 자생지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및 기후변화 적응대상식물
식물구계(floristics)는 지역별로 식물상 고유성이 유사하면 같은 식물지리학적 범주로, 다르면 다른 식물지리학적 범주로 구분한 지역이다. 일반적으로 한반도의 식물구계는 총 8개의 아구로 분류하며, 식물의 분포 범위에 따라 5개의 등급으로 구분된다. 식물구계학적 특정종은 46분류 군으로, Ⅳ등급에 왕벚나무(Prunus ⨉ yedoensis Matsum.), 돌마타리(Patrinia rupestris (Pall.) Juss.) 2분류군, Ⅲ등급에 여로(Veratrum maackii var. japonicum (Baker) T.Schmizu), 눈개승마(Aruncus dioicus (Walter) Fernald), 물박달나무, 박달나무(Betula schmidtii Regel.), 단풍나무(Acer palmatum Thunb.), 미치광이풀(Scopolia japonica Maxim.) 등 총 13분류군, Ⅱ등급에 피나물(Hylomecon vernalis Maxim.), 돌양지꽃(Potentilla ancistrifolia var. dickinsii (Franch & Sav.) Koidz), 꼬리조팝나무(Spiraea salicifolia L.), 애기골무꽃(Scutellaria dependens Maxim.), 붉은병꽃나무(Weigela florida (Bunge) DC.) 등 총 11분류군과 Ⅰ등급의 두루미천남성, 큰꽃으아리(Clematis patens C.Morren & Decne.), 회양목(Buxus sinica var. koreana (Nakai ex Rehder) Q.L.Wang), 산괭이눈(Chrysosplenium japonicum (Maxim.) Makino), 가래나무(Juglans mandshurica Maxim.), 노랑물봉선(Impatiens noli-tangere L.), 들메나무(Fraxinus mandshurica Rupr.), 애기쉽싸리(Lycopus maackianus (Maxim. ex Herder) Makino), 큰엉겅퀴(Cirsium pendulum Fisch. ex DC.), 연복초(Adoxa moschatellina L.) 등 총 20분류군이다(Table 5). 산림청·국립수목원은 장기적으로 기후 온난화에 적응하여 생존하는 한반도 분포 관속식물 중 기후변화에 취약하여 우선관찰 대상이 되는 남방계 및 북방계, 특산식물 각각 100분류군 씩 기후변화 적응대상식물로 선정하였다(Oh et al., 2010). 기후변화 적응대상식물로는 피나물, 점현호색, 꼬리조팝나무, 금강제비꽃, 미치광이풀, 큰엉겅퀴, 돌마타리의 7분류군이 확인되었다(Table 6). 돌마타리는 볕이 잘 드는 임도삼거리 부근에서 소수 개체가, 단풍나무는 계곡 주변에 많이 생육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이는 식재된 분류군으로 판단된다. 미치광이풀은 약수터에서 정자 사이의 암벽 주변부에서 제한된 분포가 확인되었다. 한편 연복초는 동봉 정상 부근에서 소수의 개체를 확인할 수 있다.
Table 5. The list of floristic regional indicator plants in Mt. Papyeong
Table 6. The list of plants adaptable to climate change in Mt. Papyeong
식물 유용성
Lee (1976)를 기준으로 조사지 식물의 유용성을 조사한 결과, 식용 182분류군(44.39%), 목초용 166분류군(40.49%), 약용 138분류군(33.65%), 관상용 53분류군(12.93%), 목재용 22분류군(5.37%), 다용도 11분류군(2.68%), 섬유용 6분류군(1.46%), 산업용 1분류군(0.24%) 순으로 확인되었으며, 용도를 알지 못하는 식물은 64분류군(15.61%)이 확인되었다(Table 7, Appendix 1). 한편 산림청(2014)에서는 과학적 기능과 분포의 희소성 및 고유성 등에 따라 자원식물의 평가 및 용도의 재분류를 실시하였는데, 이 중 과학적 기능에 따른 식물의 유용성 구분을 참고로 하여 자원평가를 실시하였으며, 특별한 구분이 없는 종의 경우는 알 수 없음(U)으로 분류하였다. 이 결과, 식용 293분류군(71.46%), 산업용 186분류군(45.37%), 다용도 173분류군(42.20%), 의약용 125분류군(30.48%), 유해성 식물 84분류군(20.49%), 향료 16분류군(3.9%)순으로 분류되었으며, 용도를 알지 못하는 식물은 40분류군(9.76%)이다(Table 8, Appendix 1).
Table 7. The list of usage of vascular plants in Mt. Papyeong (Lee, 1974)
UseZ | E | P | M | O | T | S | F | I | U |
No. of Taxa | 182 | 166 | 138 | 53 | 22 | 11 | 6 | 1 | 65 |
Ratio (%) | 44.39 | 40.49 | 33.65 | 12.93 | 5.37 | 2.68 | 1.46 | 0.24 | 15.61 |
Table 8. The list of usage of vascular plants in Mt. Papyeong (Korea Forest Service, 2014)
UseZ | E | I | S | M | P | F | U |
No of Taxa | 293 | 186 | 173 | 125 | 84 | 16 | 40 |
Ratio (%) | 71.46 | 45.37 | 42.20 | 30.48 | 20.49 | 3.90 | 9.76 |
귀화식물
국립수목원(2016)은 기관 및 연구자에 따라 용어가 다양하게 사용됨에 따라 귀화식물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수행하여 6가지 용어를 제안하였다. 국내에 의도 또는 비의도적으로 유입되어 야생화 된 외래식물을 “침입외래식물”로 정의하였으며 이 중 자연생태계에 적응하여 지속적으로 개체군을 형성하고, 10년 이상 생육, 번식, 확산을 통해 자생종과 구분 없이 융화되어 자라는 종을 “귀화식물”로 정의하였다(Korea National Arboretum, 2016). 국립수목원은 침입외래식물을 321분류군으로 정리하였는데, 파평산에 산재한 침입외래식물은 돼지풀(Ambrosia artemisiifolia L.), 단풍잎돼지풀(Ambrosia trifida L.), 망초(Conyza canadensis (L.) Cronquist) 등 27분류군으로 확인되었다(Table 9). 또한 파평산의 귀화율(NI: Naturalized Index, 침입외래식물의 분류군 수/관속식물의 총 분류군 수 × 100)은 6.58%, 도시화지수(UI: Urbanization Index, 침입외래식물의 분류군 수/한반도 침입외래식물의 총 분류군 수 × 100)는 8.43%로 나타났다.
Table 9. The list of naturalized plants in Mt. Papyeong
침입외래식물은 높은 종자 생산능력, 적응력, 확산속도를 가지며, 소수의 개체만으로도 서식지의 파괴 또는 훼손의 가능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침입외래식물은 파평산의 저지대 경작지, 등산로 초입 및 휴양시설 구간에 많이 분포한다. 특히 북동쪽에 건설된 골프장과 군부대가 이용하는 길에 단풍잎돼지풀 등 많은 수의 침입외래식물이 관찰되었다. 서봉의 경우 군부대가 위치하여 등산객의 유입이 차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종의 침입외래식물 군락이 확인되었으며, 동봉은 잦은 탐방객의 출입으로 자생종의 생육지가 많이 파괴되어 있었다. 침입외래식물은 주로 초본식물로, 등산로 초입부터 정상까지 넓은 범위에 걸쳐 생육한다. 일부 침입외래식물은 키가 작은 하층 식물들에 대한 배제 작용을 통해 생물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 외래종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파평산의 귀화율은 산림지역의 평균 귀화율(4.72%)에 비해 높은 편이나 파주 동부에 위치한 고령산·개명산의 귀화율(7.7%)보다 낮다. 이는 방문객과 군부대로 인해 산림지역보다 다소 높은 귀화율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도시화지수(8.43%)는 산림지역 평균 도시화지수(8.99%)와 고령산·개명산의 귀화율(10.3%)보다 낮은 수치가 확인되었는데, 이는 외래식물의 침입이 타 지역에 비하여 적은 결과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반도 침입외래식물에 대하여 서로 다른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Yu, 2013). 향후 일반인의 통행이 제한된 서봉 일대와 일반 등산객이 왕래 가능한 동봉 일대를 조사하여 간섭의 차이에 따른 외래식물의 침입 정도를 간접적으로 비교해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본 연구는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파평산의 관속식물상 조사를 위하여 수행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고유종, 희귀 및 멸종식물, 적색식물, 기후변화적응대상 식물, 귀화식물을 조사하였다. 2016년 4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총 13회에 걸쳐 현지조사를 실시한 결과 91과 257속 361종 9아종 36변종 4품종으로 총 410분류군이 확인되었다. 과별로 보면 국화과(46분류군), 벼과(31분류군), 장미과(27분류군), 콩과(18분류군) 순으로 높게 나타난다. 이 중 Chung 등이 지정한 특산식물은 9분류군, 환경부가 지정한 고유종은 6분류군이다.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은 IUCN 평가기준을 근거로 국립수목원이 지정한 멸종위기식물 13분류군이, 환경부가 지정한 적색자료집을 근거로 2분류군이 확인된다.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Ⅳ등급 2분류군, Ⅲ등급 13분류군, Ⅱ등급 11분류군, Ⅰ등급 20분류군으로 총 46분류군이다. Lee (1976)에 따른 자원식물은 식용 182분류군(44.39%), 목초용 166분류군(40.49%), 약용 138분류군(33.65%), 관상용 53분류군(12.93%), 목재용 22분류군(5.37%), 다용도 11분류군(2.68%), 섬유용 6분류군(1.46%), 산업용 1분류군(0.24%) 순이며, 산림청 지정 자원식물은 식용 293분류군(71.46%), 산업용 186분류군(45.37%), 다용도 173분류군(42.20%), 의약용 125분류군(30.48%), 유해성 식물 84분류군(20.49%), 향료 16분류군(3.9%)순이다. 기후변화 적응대상식물은 7분류군이 확인되었으며, 귀화식물은 27분류군으로 귀화율 6.58%, 도시화지수 8.43%를 나타내었다. 본 파평산 일대의 조사로 본 결과는 파주 북부의 DMZ 접경지역의 자연환경 및 자연자원의 조사 및 보존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증거표본을 기준으로 하여 관속식물 목록을 작성하였기 때문에 조사과정에서 누락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파평산의 관속식물의 다양성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조사 연구를 통해 최근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산불의 예방, 인위적 간섭에 의한 외래식물의 침입 및 산림훼손의 방지 등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그를 활용할 더욱 적극적이고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Appendix 1. List of the vascular plants of Mt. Papyeong
yUse (Korea Forest Service): E : Edible source, I : Industrial, S : Miscellaneous. (Land Scape, Ground cover, etc.), M : Medicinal, P : Poison, F : Flaver, U : Unknown.
1: Mt. Goryeong and Gaemyeong.
2: Mt. Munsu.
XCultivated Pla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