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재료 및 방법
결과 및 고찰
관속식물의 종조성
멸종위기식물
희귀식물
한반도 고유식물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종
귀화식물 및 생태계교란 생물
유용식물
기후변화 취약식물
선행연구와의 비교
가야산국립공원 관속식물상의 의미와 보전 방안
적 요
서 언
가야산국립공원은 1972년에 국립공원 제9호로 지정되었으며, 전체 면적은 76.256 ㎢로(Korea National Park Service, 2021), 행정구역상 경상북도의 고령군, 김천시, 성주군과 경상남도의 거창군, 합천군에 걸쳐있다. 지리적으로 북위 35° 45ˊ 00ˊˊ~35° 49ˊ 30ˊˊ, 동경 128° 02ˊ 30ˊˊ~128° 09ˊ 30ˊˊ에 위치한다. 조사지역은 주봉인 상왕봉(1,430 m)을 중심으로 칠불봉(1,433 m), 두리봉(1,130 m), 단지봉(1,134 m), 남산제일봉(1,010 m) 등 해발 1,000 m 이상의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연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야산과 두리봉 사이에서 발원한 계류가 동서로 흘러 홍류동 계류를 이룬다(Lee and Cho, 1993). 또한 가야산국립공원은 소백산맥의 자락으로서 북서쪽에는 덕유산, 적상산, 민주지산, 북쪽에는 황악산, 남서쪽에는 지리산, 황석산, 장안산 등 1,000 m가 넘는 고산들이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가야산의 남서쪽 중턱에 위치한 해인사는 2009년 문화재(사적 제504호)로 지정된 사찰이며(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2009), 내부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뿐만 아니라 다수의 중요 문화재들이 소장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가야산국립공원 지역의 지질은 상왕봉을 중심으로 동서 방향의 능선부분은 회장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연경관이 우수한 산록이나 계곡의 경우 해인사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인사 북서측에 위치한 두리봉에서 단지봉에 이르는 깃대봉 능선은 흑운모편마암, 그 주변 지역은 반상변정편마암으로 구성되어 있다(Ko and Lee, 1996). 조사대상지인 합천군의 최근 30년간 연평균 기온은 13.0℃, 연평균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은 각각 19.8℃와 7.3℃, 연평균 강수량은 1,275.6 ㎜로 경남지역의 강수량 분포범위(1,229~2,007 ㎜) 중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에 해당한다(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2010). 식물구계 구분으로 중일구계 한국구에 속하고, 한반도 8개의 식물구계 중 남부아구에 해당하며(Lee and Yim, 2002), 한반도 기후를 바탕으로 구분한 산림식물대 중 온대남부에 위치한다(Lim and Lee, 1999).
가야산국립공원에 대한 식물상 조사는 Oh (1973)가 723분류군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Kim et al. (1989)이 541분류군, Lee et al. (1990)이 503분류군, National Science Museum (1996)에서 604분류군을 보고하였다. 이후 가야산국립공원 제1기 자연자원조사(Kim, 1998)에서는 649분류군을 기록하였으며, Kim et al. (1998)이 희귀식물에 대한 연구를 포함한 식물상 조사를 수행하면서 613분류군을 보고하였다. Park et al. (2005)은 가야산의 단지봉 지역을 중심으로 식생 및 식물상을 연구하여 465분류군을 기록하였다. 또한 Kang et al. (2007)은 가야산국립공원 제2기 자연자원조사를 수행하여 590분류군을 보고하였으며, You et al. (2013)은 541분류군을 보고하였다.
본 조사는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에서 실시하는 2016년도 제3기 가야산국립공원 자연자원조사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법정지정종, 희귀식물 및 고유식물의 자생지를 파악함과 동시에 본 지역에 분포하는 식물자원을 파악하고 기존 연구결과와 비교·분석하여 향후 가야산 식물자원의 보전·관리 및 활용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재료 및 방법
조사지역은 가야산국립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2016년 3월부터 10월까지 총 34일에 걸쳐 조사를 수행하였다(Fig. 1, Table 1). 조사지역에서 관찰한 모든 식물들을 촬영(Nikon D810, D5300, D3200)하였으며, GPS 수신기(Nikon GP-1)를 장착하여 각 식물에 대한 이미지와 정확한 좌표를 획득하였다. 아울러, 동정의 정확성을 위하여 증거표본을 제작하여 국립공원연구원 표본실(NP)에 보관하였다. 분류군의 확인 및 동정은 Lee (1996a, 2003, 2006) 등의 도감을 이용하였고, 양치식물은 Korean Fern Society (2005), Park et al. (2008), Lee and Lee (2015), 벼과와 사초과는 Park et al. (2011), Cho et al. (2016)의 문헌을 참고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관속식물목록을 작성하였다. 식물목록은 Engler의 분류체계를 따라 작성하였고 학명은 국가표준식물목록(Korea National Arboretum, 2017)을 따랐으나, 일부 누락된 식물명은 국가생물종목록(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9)을 참조하였다. 아울러, 멸종위기야생식물(Ministry of Environment, 2017), 희귀식물(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 한반도 고유식물(Chung et al., 2017),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Kim et al., 2018), 귀화식물(Park, 2009; Lee et al., 2011) 및 생태계교란 생물(Ministry of Environment, 2019), 유용자원식물(Lee, 1976; Korea Forest Service, 2014), 기후변화 취약식물(Oh et al., 2010; Oh et al., 2013) 등을 파악하였다.
Table 1.
결과 및 고찰
관속식물의 종조성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가야산국립공원의 관속식물은 118과 396속 691종 15아종 51변종 11품종의 총 768분류군으로 조사되었다. 양치식물은 34분류군(4.4%), 나자식물은 12분류군(1.6%)이었으며, 피자식물의 쌍자엽식물은 574분류군(74.7%), 단자엽식물은 148분류군(19.3%)으로 확인되었다(Fig. 2, Table 2). 이는 한반도 관속식물 4,498분류군(Korea National Arboretum, 2017)의 17.1%에 해당되었다. 과별 종구성에 의한 다양성은 국화과가 78분류군(10.2%)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백합과 42분류군(5.5%), 벼과 41분류군(5.3%), 장미과 40분류군(5.2%), 콩과 35분류군(4.6%), 사초과 34분류군(4.4%), 꿀풀과 27분류군(3.5%) 순으로 확인되었다. 관상 및 재배의 목적으로 식재된 종은 개나리(Forsythia koreana (Rehder) Nakai), 매미꽃(Coreanomecon hylomeconoides Nakai), 석산(Lycoris radiata (L'Hér.) Herb.), 오갈피나무(Eleutherococcus sessiliflorus (Rupr. & Maxim.) S.Y.Hu) 등 51분류군으로 전체 분류군 중 6.6%를 차지하였으며, 자생종과 구분하기 위해 관속식물목록(Appendix 1)의 국명 뒤에 별표(*)로 표시하였다.
Table 2.
멸종위기식물
멸종위기야생생물 II급(Ministry of Environment, 2017)에 해당하는 식물로는 구름병아리난초(Ponerorchis cucullata (L.) X.H.Jin), 기생꽃(Trientalis europaea var. arctica (Fisch.) Ledeb.), 복주머니란(Cypripedium macranthos Sw.), 한라송이풀(Pedicularis hallaisanensis Hurus.) 등 4분류군이 확인되었다(Table 3). 구름병아리난초(Fig. 3A)는 봉천대, 상왕봉 헬기장, 칠불봉, 동성봉의 해발고도 1,200~1,400 m 사이에 형성된 암반지대 곳곳에 산생하여 분포하였으나 극소 개체만 생육하여, 절멸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적극적인 보전계획이 필요하다. 기생꽃(Fig. 3B)은 북방계 식물로 전세계적으로 북반부 한대 지방에 분포하고(Flora of Korea Editorial Committee, 2007), 우리나라에는 대암산, 설악산, 오대산, 지리산, 태백산 등에 생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Oh et al., 2016). 가야산의 상왕봉과 칠불봉 사이 북쪽사면의 해발고도 1,400 m 지역에서 극소 개체가 소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었으며, 이는 빙하기 이후 비교적 온도가 낮은 고산지역에 고립되어 남은 개체군으로 추정된다. 기생꽃은 여름 최고기온이 15.6℃ 이하일 때만 생존하여 기온이 비교적 낮은 고산지역에 분포하며, 유전적 다양성이 매우 낮아 지구온난화의 영향에 따른 분포지의 기온이 계속 오를 경우 현존하는 집단의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Taylor et al., 2002). 또한 가야산에 분포하는 기생꽃의 보전을 위해 다른 집단의 개체를 도입할 경우 집단 전체의 적응도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체계적인 분포환경 분석과 유전적 다양성을 높일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6). 복주머니란(Fig. 3C)은 별유산의 해발고도 850~960 m 인 능선부 초지에서 3개체를 확인하였다. 확인된 개체들은 비법정탐방로 주변에 분포하고 있어 특별한 위협요인은 없을 것으로 추정되나, 자연적인 군락의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군락의 쇠퇴를 대비하여 해당 유전자원의 종자확보 및 대량증식을 통한 현지외 보존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한라송이풀(Fig. 3D)은 상왕봉 헬기장 주변의 해발고도 1,390 m 지역에 분포하였으며, 개화 및 생육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참고로, 본 종은 학자에 따라 이삭송이풀(Pedicularis spicata Pall.)과 동종으로 보기도 한다(Cho and Choi, 2011). 멸종위기야생식물에 해당하는 4분류군은 관상가치와 그 희귀성으로 인해 남채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이들에 대한 현지 내 보존대책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3.
희귀식물
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에서 지정한 적색자료집에 근거하여 총 21분류군이 확인되었다(Table 4). 위기종(endangered, EN)은 구상나무(Abies koreana Wilson), 복주머니란, 설앵초(Primula modesta var. koreana T.Yamaz.), 제주상사화(Lycoris chejuensis K.H.Tae & S.C.Ko, 식재), 한라송이풀 등 총 5분류군이 확인되었으며, 취약종(vulnerable, VU)은 구름병아리난초, 기생꽃, 향나무(Juniperus chinensis L., 식재) 등 총 3분류군, 준위협종(near threatened, NT)은 선백미꽃(Cynanchum inamoenum (Maxim.) Loes. ex Gilg & Loes.), 애기물꽈리아재비(Mimulus tenellus Bunge) 등 2분류군, 관심대상종(least concern, LC)은 흰참꽃나무(Rhododendron tschonoskii Maxim.), 솔나리(Lilium cernuum Kom.), 뻐꾹나리(Tricyrtis macropoda Miq.) 등 11분류군이 확인되었다(Table 4). 위기종에 해당하는 구상나무(Fig. 3E)는 전 세계적으로 한반도의 제주도(한라산)를 비롯하여 중부이남 지역인 가야산, 덕유산, 소백산, 속리산, 지리산의 1,000 m 이상의 고산에만 분포하는 우리나라 고유식물로서(Oh et al., 2016) 가야산의 정산 부근에서 확인되었다. 가야산 구상나무의 식생분포 현황을 보면 교목층에 구상나무, 잣나무, 아교목층에는 쇠물푸레, 함박꽃나무, 관목층은 쇠물푸레나무, 털진달래, 초본층에는 가는잎그늘사초, 실새풀이 우점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며(You, 2018), 상왕봉-칠불봉-동성봉을 따라 산발적으로 분포하였다. 설앵초(Fig. 3F)는 상왕봉 주변의 암반지역에서 수백 개체, 상왕봉에서 서북서쪽으로 500 m 지점의 암반지역에서도 약 200여 개체가 확인되었으며, 헬기장 주변에서 갓 발아된 유식물체도 다수 발견되었다. 본 분류군은 한반도에서 주로 남부 지역인 가야산, 덕유산, 지리산의 아고산 지역에 고립되어 분포하고 있으며(Oh, 1980; Lee, 1996b), 유전적 다양성은 다소 낮은 수준을 보여(Chung et al., 2013), 환경 변화나 교란에 매우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준위협종에 해당하는 애기물꽈리아재비는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일부지역에 국한적으로 분포하며 주로 습기가 많은 숲속에 생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Flora of Korea Editorial Committee, 2007; Oh et al., 2016). 본 조사에서는 죽전리 석계계곡 인근에서 확인되었으나 개체수가 워낙 적고 탐방객들의 출입이 잦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추가 자생지 확보 및 모니터링이 필요한 종이다.
Table 4.
한반도 고유식물
한반도 고유식물(Chung et al., 2017)은 가야물봉선(Impatiens atrosanguinea (Nakai) B.U.Oh & Y.P.Hong), 구상나무, 자란초(Ajuga spectabilis Nakai), 참배암차즈기(Salvia chanryoenica Nakai) 등 37분류군이 확인되었다(Table 5). 이중 가야산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어 신종으로 보고된 고유식물에는 가야물봉선, 가야산잔대(Adenophora kayasanensis Kitam.), 세모산부추(Allium thunbergii var. deltoides (S.O.Yu, S.T.Lee & W.T.Lee) H.J.Choi & B.U.Oh)가 확인되었다. 가야물봉선(Fig. 3G)은 물봉선(Impatiens textorii Miq.)에 비해 생식기관이 작고 흑자색의 꽃이 피며, 지리적으로 전북 무주군, 대구 달성군, 경북 칠곡군, 경남 거창군과 합천군에 분포한다(Oh et al., 2016). 이번조사에서는 죽전리 식기재-석계계곡 구간에서 가장 큰 군락을 확인하였고, 주로 해발고도 800 m 이하 지역에 분포하였다. 가야산잔대는 외대잔대(Adenophora racemosa J.K.Lee & S.T.Lee)에 비해 화관이 깔때기 모양의 종형이며, 가야산에만 분포한다(Oh et al., 2016). 세모산부추(Fig. 3H)는 산부추(Allium thunbergii G.Don)에 비해 잎의 횡단면이 삼각형이고 속이 비었으며, 가야산에 국한되어 분포한다(Choi and Oh, 2003; Choi et al., 2004). 가야산잔대와 세모산부추는 상왕봉을 중심으로 해발 1,200 m 이상의 암반지역에 국한하여 분포하며, 두 분류군 모두 개체수와 생육상태는 양호하였다. 참고로 학자에 따라 세모산부추를 산부추와 동종으로 보기도 한다(Shukherdorj et al., 2018). 기존의 한반도 고유식물로 알려져 있던 가야산은분취(Saussurea pseudogracilis Kitam.)는 가야산 해발고도 900 m 이상 지역에 능선, 바위틈뿐만 아니라 산림의 하층식생에도 폭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생육상태는 양호하였다. 최근에 학자들은 가야산은분취의 주요 식별형질이 은분취(Saussurea gracilis Maxim.)의 변이폭에 포함되어 은분취의 이명으로 취급하고 있다(Sun et al., 2014; Chung et al., 2017).
Table 5.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종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Kim et al., 2018)은 160분류군으로 전체 소산식물의 20.8%에 해당하였다(Table 6). 등급별로는 V등급에 대마참나물(Tilingia tsusimensis (Y.Yabe) Kitag.), 복주머니란, 여우꼬리풀(Aletris glabra Bureau & Franch.) 등 9분류군, Ⅳ등급에 세잎승마(Actaea bifida (Nakai) J.Compton), 흰참꽃나무, 솔나리 등 15분류군, III등급에 산쥐손이(Geranium dahuricum DC.), 나도옥잠화(Clintonia udensis Trautv. & C.A.Mey.), 너도바람꽃(Eranthis stellata Maxim.), 네귀쓴풀(Swertia tetrapetala Pall.) 등 38분류군, II등급에 가지더부살이(Phacellanthus tubiflorus Siebold & Zucc), 개회향(Ligusticum tachiroei (Franch. & Sav.) M.Hiroe & Constance), 꿩의다리아재비(Caulophyllum robustum Maxim.), 금강애기나리(Streptopus ovalis (Ohwi) F.T.Wang & Y.C.Tang) 등 45분류군, I등급에 개비자나무(Cephalotaxus koreana Nakai), 부싯깃고사리(Cheilanthes argentea (S.G.Gmel.) Kunze), 쥐방울덩굴(Aristolochia contorta Bunge), 참나도히초미(Polystichum ovatopaleaceum var. coraiense (Christ) Sa.Kurata) 등 53분류군이 확인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중 V등급에 해당하는 여우꼬리풀은 헬기장 주변의 초지와 상왕봉 인근 지역의 바위틈에 산생하여 분포하였다. IV등급에 해당하는 세잎승마(Fig. 3I)는 북두림-솔티재 사이의 도로변에 인접한 사면에 소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었으며, 왕호장근(Fallopia sachalinensis (F.Schmidt) Ronse Decr.)은 황산리 임도 주변에 약 900 ㎡에 달하는 군락을 형성하고 있었으며, 식재된 것이 영양번식을 통해 퍼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산복사나무(Prunus davidiana (Carrière) Franch.)는 조사지 곳곳에서 산생하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산쥐손이는 정상부 헬기장 주변에 2-3개의 소규모 군락을 형성하여 분포하고 있었다. 흰참꽃나무(Fig. 3J)는 남부지역의 가야산, 덕유산, 지리산에 분포하는 식물로서, 비교적 고도가 높은 산지 능선부의 양지바른 바위틈에 소규모로 군생하는 생육특성을 가진다(Kim et al., 2018). 상왕봉-칠불봉 구간, 남산제일봉-매화산 구간의 해발 1,000 m 이상의 능선부에 비교적 넓게 분포하고 있었으며, 개체수는 안정적이지만 한반도 내 분포의 희소성을 고려한다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솔나리(Fig. 3L)는 2017년 멸종위기야생식물 II급에서 해제된 식물로서 백두대간을 따라 강원도와 경북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고산지역에 생육한다(Oh et al., 2010). 본 지역에서는 1,000 m 이상의 고산지대에 해당하는 상왕봉-칠불봉 구간의 능선부 암반 주변에 수백여 개체가 산생하여 분포하고 있었다.
Table 6.
귀화식물 및 생태계교란 생물
조사지역에서 출현한 귀화식물(Lee et al., 2011)은 총 46분류군으로 확인되었으며, 이중 국화과 식물이 20분류군(43.5%)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Table 7). 귀화율[Naturalization Index: 조사된 귀화식물의 종 수(46) / 출현식물의 총 종 수(768) × 100]은 6.0%로 산출되었고, 도시화지수[Urbanization Index: 조사된 귀화식물의 종수(46) / 남한의 귀화식물 총 종수(321)×100]는 14.3%로 산출되어 우리나라 산림형 및 도시형 국립공원의 평균 도시화지수(6.8%)보다 크게 높은 수치를 나타내었다. 귀화식물이 주로 분포하는 곳은 국립공원의 경계지역, 민가 또는 농경지 인접 지역, 산림 내 임도 주변, 저지대의 탐방로 주변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귀화식물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별도의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Fig. 4). 한편, 귀화식물 중 생태계교란 생물(Ministry of Environment, 2019)에 해당하는 식물로는 가시박(Sicyos angulatus L.), 단풍잎돼지풀(Ambrosia trifida L.), 돼지풀(Ambrosia artemisiifolia L.), 애기수영(Rumex acetosella L.), 환삼덩굴(Humulus scandens (Lour.) Merr.) 등 5종이 확인되었다(Fig. 4, Table 7). 애기수영은 청량동탐방지원센터 주차장 주변을 따라 소규모 군락을 이루어 분포하고 있었다. 가시박과 단풍잎돼지풀은 백양골과 봉양리 상선불에 대규모 군락을 형성하고 있었으며, 가야산생태탐방원 인근 큰밭골에도 군락상으로 분포하고 있었다. 한편, 돼지풀은 조사지역 곳곳에서 불연속적으로 산생하였으며, 공원 경계지역을 벗어난 도로변 및 농경지에서도 쉽게 관찰되었다. 생태계교란 생물은 다수의 종자생산, 높은 발아율, 빠른 초기 생장성 등의 특징을 가지므로 방제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가야산에서 확인된 생태계교란식물이 공원지역 내 또는 인접지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종별 생육특성에 따른 방제 시기 및 방법을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 가야산국립공원의 생태계교란 생물의 관리방안으로 5종 모두 비교적 제거가 쉬운 발생 초기 및 종자가 생성되기 이전에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하는 물리적인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2018). 또한 가시박, 환삼덩굴과 같은 덩굴성 식물의 경우 부식성 친환경 방제 매트 설치를 통해 토양 내 종자는 소진시키고 종자의 추가 유입을 방지하는 방안이 제안된바 있으며(Ministry of Environment, 2014),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은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 제초제 살포 및 돼지풀잎벌레(Ophraella communa LeSage) 등 곤충의 섭식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제법 등이 보고된 바 있다(Kim et al., 2017; Jang et al., 2020; Lee et al., 2021). 장기적인 관리방안으로는 생태계교란 생물종의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관할 지자체나 각종 봉사단체 등의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제거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7.
유용식물
Lee (1976)가 제시한 유용식물 구분에 따르면 식용 549분류군(71.5%), 섬유용 2분류군(0.3%), 약용 101분류군(13.2%), 산업용 3분류군(0.4%), 관상용 31분류군(4.0%), 목초용 146분류군(19%), 잡용 10분류군(1.3%), 용재용 23분류군(3.0%)으로 각각 집계되었으며. 중복된 항목을 제외한 총 549분류군(71.5%)이 유용식물로 확인되었다. 또한 산림청의 용도에 따른 자원식물의 구분에 따르면(Korea Forest Service, 2014), 식용 439분류군(57.2%), 약용 522분류군(68.0%), 향료용 26분류군(3.4%), 산업용 282분류군(36.7%), 관상용 414분류군(53.9%), 생태복원용 265분류군(34.5%), 사료 및 퇴비용 294분류군(38.3%)으로 각각 파악되었으며, 중복된 항목을 제외한 총 712분류군(92.7%)이 자원식물로 확인되었다(Table 8). 아울러, 민속식물로 이용 가능한 식물은 422분류군으로 집계되었다(Chung et al., 2013).
Table 8.
Use | Ez | Fz | Mz | Iz | Oz | Pz | Sz | Tz | Uz | (Lee, 1976) | |||||||
Taxon (No.) | 549 | 2 | 101 | 3 | 31 | 146 | 10 | 23 | 549 | ||||||||
Rato (%) | 71.5 | 0.3 | 13.2 | 0.4 | 4.0 | 19.0 | 1.3 | 3.0 | 71.5 | ||||||||
Use | Ez | Mz | FRz | Iz | Oz | Rz | FCz | Uz |
(Korea Forest Service, 2014) | ||||||||
Taxon (No.) | 439 | 522 | 26 | 282 | 414 | 265 | 294 | 712 | |||||||||
Rato (%) | 57.2 | 68.0 | 3.4 | 36.7 | 53.9 | 34.5 | 38.3 | 92.7 |
기후변화 취약식물
기후변화 취약 산림식물(Oh et al., 2013)은 총 39분류군으로 확인되었으며, 그 중 목본식물은 27분류군(69.2%), 초본식물은 12분류군(30.7%)으로 구분되었다. 북방계식물은 구상나무, 너도바람꽃, 눈개승마(Aruncus dioicus var. kamtschaticus (Maxim.) H.Hara), 전나무(Abies holophylla Maxim.), 피나물(Hylomecon vernalis Maxim.) 등 11분류군이 해당되며(Table 9), 이중 기생꽃과 병풍쌈(Parasenecio firmus (Kom.) Y.L.Chen)은 산 능선의 북사면을 따라 극소수의 개체만이 생육하고 있어 지구온난화에 따른 개체수의 감소가 우려된다. 남방계식물은 노각나무(Stewartia koreana Nakai ex Rehder), 매미꽃 등 2분류군(5.1%)이 확인되었다. 노각나무는 가야산국립공원의 전 지역에서 흔하게 확인되었으며, 매미꽃의 생육지는 탐방로와 멀리 떨어져 있는 백운동계곡의 숲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어 인위적인 훼손이 없을 경우 집단의 크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식물은 소나무(Pinus densiflora Siebold & Zucc.), 은행나무(Ginkgo biloba L.), 일본잎갈나무(Larix kaempferi (Lamb.) Carrière), 잣나무(Pinus koraiensis Siebold & Zucc.) 등 26분류군(66.7%)으로 조사되었으며, 매발톱나무(Berberis amurensis Rupr.), 백리향(Thymus quinquecostatus elak.), 사스래나무(Betula ermanii Cham.)를 제외한 나머지 종들은 조사지역 내에서 흔하게 분포하는 종으로 확인되었다(Table 9). 기후변화 생물지표식물(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0)은 구상나무, 설앵초, 사스래나무 등 3분류군으로 확인되었으며, 상왕봉을 비롯한 인근지역의 능선부에 국한되어 분포하였다. 구상나무는 상왕봉-칠불봉-동성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주변을 따라 주로 분포하였고, 대부분 아교목의 개체로 생육상태는 비교적 양호하였으며, 상왕봉 북서쪽 방향 300 m 지점에서 5~10년령의 구상나무 유목 30여 개체가 산재하여 분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해당 지역은 탐방객의 출입이 제한된 비법정탐방로이므로 추후 유지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구상나무 개체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사스래나무는 상왕봉 북쪽의 암반과 사면의 경계부, 상왕봉의 북서쪽 방향 200 m 지점에서 소수 개체가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정밀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추가적인 개체가 확인될 여지가 있으나 워낙 개체수가 적어 보전방안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한편, 기후변화 취약종에 포함되지 않지만 본 지역의 산 정상부에 자생하고 있는 세모산부추, 처녀치마, 한라송이풀 등의 고유식물과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Ⅴ등급에 해당하는 구름병아리난초, 여우꼬리풀 등도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에 대한 보전 방안이 요구된다(Kim et al., 2017).
Table 9.
선행연구와의 비교
본 조사 결과와 가야산국립공원의 선행연구(Oh, 1973; Kim et al., 1989; Lee et al., 1990; National Science Museum, 1996; Kim, 1998; Kang et al., 2007)의 결과를 취합하여 비교․검토하였다. 취합된 목록을 국가표준식물목록(Korea National Arboretum, 2017)과 국가생물종목록(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9) 등에 준하여 정리한 결과 총 142과 564속 1,153종 19아종 106변종 14품종의 총 1,292분류군으로 집계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새로이 확인된 분류군은 62과 145속 186종 2아종 16변종 5품종의 209분류군으로 확인되었으며, 일련번호 앞에 ★로 표시하였다(Appendix 1). 본 조사 결과 처음으로 확인된 적색자료집 식물(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은 게박쥐나물(Parasenecio adenostyloides (Franch. & Sav. ex Maxim.) H.Koyama, LC), 제주상사화(식재, EN), 애기물꽈리아재비(NT), 금강제비꽃(Viola diamantiaca Nakai, LC), 범부채(Iris domestica (L.) Goldblatt & Mabb., 식재, LC) 4분류군이며, 한반도 고유식물은 가야물봉선, 금오족도리풀(Asarum patens (Yamaki) M.Kim & S.So), 나제승마(Actaea austrokoreana (H.W.Lee & C.W.Park) Cubey), 삼도하수오(Fallopia koreana B.U.Oh & J.G.Kim) 등 22분류군이 추가적으로 확인되었다. 그 외에도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인 바위손(Selaginella tamariscina (P.Beauv.) Spring), 병풍쌈, 세잎승마, 너도바람꽃 등 21분류군이 새로이 발견되었다.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IV등급에 해당하는 세잎승마는 본 지역의 분포가 처음으로 확인되었으며, 여우꼬리풀은 국내의 가야산과 설악산에만 소수 개체가 자생하므로 보호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숙은꽃장포(Tofieldia coccinea Richardson)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야산에만 분포하는 북방계 잔존식물(Oh et al., 2016)이므로 본 종에 대한 유전자원 확보와 더불어 현지 내·외의 보전대책이 필요하다. 이번 조사에서 기존문헌에 기록되어있지만 확인되지 않은 식물은 110과 327속 450종 4아종 54변종 3품종의 511분류군으로 집계되었다.
가야산국립공원 관속식물상의 의미와 보전 방안
가야산국립공원은 국내 22개 전체 국립공원 중 공원면적이 18번째인 76.256 ㎢로 비교적 적은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5,649종의 생물이 분포하여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이다(Korea National Park Service, 2021). 또한 가야산 정상부는 해발고도가 1,400 m가 넘는 아고산대와 다양한 지형지질 자원이 형성되어 있어 관속식물의 종다양성은 물론 북방계식물의 남방한계를 이루거나 잔존적 피난처(refugia)로서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따라서 가야산국립공원의 중요 식물자원의 보전을 위해서는 아고산대 식생을 나타내는 상왕봉-칠불봉 일대를 보호구역으로 확대 지정하여 보전․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구상나무, 구름병아리난초, 기생꽃, 설앵초, 한라송이풀 등 가야산 내 분포역이 매우 좁고 기후변화에 민감하고 취약한 식물을 대상으로 개체수 변화를 포함한 정밀 모니터링을 수행해야하며 정상부 일대를 한반도 기후변화연구의 핫스팟 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적 요
2016년 가야산국립공원 자연자원조사를 통해 가야산의 관속식물상을 밝히고 주요식물들의 분포를 파악하였다. 2016년 3월부터 10월까지 총 34회에 걸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야산국립공원의 관속식물은 총 118과 396속 691종 15아종 51변종 11품종 등 총 768분류군으로 확인되었다. 관속식물 중 멸종위기야생식물은 구름병아리난초, 기생꽃, 복주머니란, 한라송이풀, 등 4분류군, 적색목록 중 관심대상(LC) 이상에 해당하는 종은 뻐국나리, 솔나리 등 총 21분류군, 한반도 고유식물은 구상나무, 가야물봉선 등 37분류군으로 확인되었다.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Ⅴ등급 9분류군, Ⅳ등급 15분류군, Ⅲ등급 38분류군, Ⅱ등급 45분류군, Ⅰ등급 53분류군 등 총 162분류군으로 확인되었고, 귀화식물은 총 46분류군으로 귀화율은 6.0%, 도시화지수는 14.3%로 산출되었으며, 생태계교란 생물은 가시박, 애기수영, 환삼덩굴 등 5분류군으로 확인되었다. 기존 선행연구와의 비교를 통해 62과 144속 184종 2아종 15변종 5품종으로 총 206분류군이 본 조사를 통하여 새롭게 확인된 것으로 집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