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카사바(Cassava, Manihot esculenta)는 열대성 덩이뿌리 작물로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재배와 당화가 용이한 특성이 있으며, 주로 뿌리를 섭취한다(Chin et al., 2012). 2018년 기준 카사바의 추정 생산량은 2억 8,800만 톤에 달하나 카사바 전체 중량의 약 9%를 차지하는 잎은 일반적으로 밭에 남겨두거나 동물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Sawittree et al., 2022). 우리나라에서는 카사바의 뿌리를 과자, 라면, 타피오카펄, 주정 등 다양한 식품에서 사용하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선 카사바 잎 식품 활용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국외에서는 카사바 잎의 영양과 관련하여 조사한 연구가 있으며, 기후 조건에 따라 높은 함량의 조단백질을 함유하고, 비타민 B1, B2, 인, 마그네슘 등 다양한 미네랄 함량이 높다고 발표하였다(Awoyinka et al., 1995). 그러나, 카사바 잎은 뿌리보다 5 ~ 20배 더 높은 시안화물을 함유하고 있어, 충분히 가공되지 않은 카사바 섭취 시 Konzo병이 발병할 수 있다.
카사바 잎에 포함된 시안화물은 두드린 후 물에 넣어 가열하거나(Bradbury and Denton, 2011) 세척, 건조(Bradbury and Denton, 2014) 등을 통해 일부 제거할 수 있으며, 사하라 이남 국가의 60%에서 식품으로 소비되고 있다(Aduni et al., 2005). 특히, 콩고에서는 탄수화물이 많은 카사바 뿌리를 사용하여 빵을 만들고, 단백질이 많은 카사바 잎을 사용하여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스튜나 스프를 만들어 먹는다(Achidi et al., 2008). 일반적인 단백질 섭취 외 목적으로는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에서 여성의 모유 생산 증가 목적과 임산부의 영양식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나(Aregheore, 2012) 카사바를 섭취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며,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대체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하는 카사바 잎을 식품에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Zemenu et al. (2022)은 카사바 잎을 Lactobacillus plantarum와 Saccharomyces cerevisiae 균주를 활용하여 발효시키면 독성이 감소하고, 단백질 함량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으며, Laya and Koubala (2020)는 카사바 잎의 폴리페놀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또한, 카사바의 줄기는 주로 사용되는 뿌리 질량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나 대부분 버려지거나 장작, 번식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사료용으로도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져 태워서 소비되는 등 배출 및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카사바 줄기와 잎은 활용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 우리나라에서 식품원료로 등록되지 않았고, 폐기물로 취급되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높은 상품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한 중위성 온대성 기후로 인해 원산지인 열대기후에 비해 성분, 생산량 등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유사하게 열대지역이 원산지이나 한국에서 재배 중이며, 상업성이 높은 고무나무(Tata et al., 2022) 등의 작물에 비해 국내 카사바 재배 연구는 부실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카사바 줄기와 잎의 활용 가능성과 재배시기별 성분의 차이를 확인하고자 8, 9, 10, 11월에 채취한 카사바 줄기와 잎의 단백질 영양성분을 분석하였다.
재료 및 방법
카사바 잎과 줄기
본 연구에서 사용한 카사바 잎과 줄기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김제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김제 스마트팜 실증센터와 주식회사 라이프드림이 공동으로 수확하였다. 카사바의 삽수는 충청북도농업기술원에서 제공받은 카사바 Kasetsart 50 품종을 사용하였다.
카사바는 주로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시아 등에서 다년생 뿌리 식물로 재배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연교차로 인해 카사바가 다년을 살기 어려워 매년 5월 경 삽수를 통해 재배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수확 시기에 따른 성분 분석을 위하여 2023년 5월 23일에 정식하였으며, 잎과 줄기 재배는 동년 8월, 9월, 10월 각 한 달간 채집한 표본을 섞어 취하고, 11월 샘플은 11월 20일 수확과 동시에 채집하였다.
분석 방법
구성아미노산 함량을 분석하기 위해 8월 ~ 11월간 재배된 카사바의 뿌리와 잎 등 수집된 모든 시료를 분쇄 후 체거름하여 분질화하였다. 그 후, 시료 0.5 g에 6N HCL 10 mL를 첨가한 다음 내부를 N2 gas로 치환한 후 밀봉하였다. 밀봉된 시료를 110°C 온도로 설정된 고온 항온기에 넣고 24시간 가수분해하였으며, 가수분해 후 실온에서 냉각시켰다. 냉각된 가수분해물은 Whatmann No. 2. 여과지로 여과한 후 증류수를 이용하여 100 mL 부피로 정용한 다음, 0.2 ㎛ syringe filter로 필터링한 시료를 아미노산 분석기를 이용하여 아래 Table 1의 조건으로 분석하였다. 실험 결과는 2회 반복 분석하여 평균과 표준편차를 기록하였다.
Table 1.
유리아미노산 분석도 구성아미노산과 같이 8월 ~ 11월간 재배된 카사바의 뿌리와 잎 등 수집된 모든 시료를 분쇄 후 체거름하여 분질화된 시료를 사용하였다. 그 후, 시료 2 g에 증류수 50 mL를 첨가하여 교반한 뒤, 초음파를 이용하여 30분간 추출하였다. 추출액을 원심분리(10,000 × 4°C, 10 min)하여 얻은 상등액 2 mL에 5% TCA 2 mL를 첨가하여 혼합한 후 다시 원심분리(10,000 × 4°C, 10 min)하였다. 원심분리하여 얻은 상등액을 0.02 N-HCl을 이용하여 2배 희석한 후 0.2 ㎛ syringe filter로 필터링한 시료를 아미노산 분석기를 이용하여 아래 Table 2의 조건으로 분석하였다. 구성아미노산과 같이 실험 결과는 2회 반복 분석하여 평균과 표준편차를 기록하였다.
Table 2.
결 과
수확 시기별 카사바 줄기의 구성아미노산 실험 결과는 Table 3와 같다. 카사바의 줄기의 구성아미노산은 glutamic acid, threonine, lysine, ammonia, serine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전체적으로 8월이 가장 높았다가 9월에 감소하고, 다시 10월, 11월에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아미노산의 증감세는 크게 두 분류가 있었다. 첫 번째로 전체적인 검출량 변화와 같이 8월에 높았다가 9월에 낮아지고, 10월, 11월에 높아지는 경우가 있었으며, glycine, alanine, valine, isoleucine, leucine, tyrosine, phenylalanine, lysine, histidine, arginine, proline 등이 해당되었다. 또 하나는 8월 채집분에서 많이 검출되었던 성분이 9, 10, 11월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으며, aspartic acid, serine, ammonia 등이 해당되었다. Glutamic acid와 같이 독립적인 증감세를 가진 경우도 있었다.
Table 3.
카사바의 잎의 구성아미노산은 Table 4와 같이 glutamic acid, threonine, lysine, leucine, serine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전체적으로 8, 9월에 높았다가 10월과 11월에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잎에서는 줄기에서 검출되지 않았던 cystine이 검출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채집월별로 보면, 성분함량이 높은 glutamic acid, threonine, lysine 등은 점점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leucine 등은 미량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Table 4.
수확 시기별 카사바 줄기의 유리아미노산 실험 결과는 Table 5와 같다. 카사바의 잎의 유리아미노산은 glutamic acid, threonine, lysine, serine, leucine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전체적으로 8월이 가장 높았다가 9, 10월에 감소하고, 다시 11월에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아미노산 중 비중이 높은 glutamic acid, threonine은 8월에서 11월로 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고, lysine의 경우 10월까지 낮아졌다가 11월에 다시 높아졌으며, leucine은 8월에서 11월로 갈수록 소폭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Table 5.
카사바의 잎의 유리아미노산은 Table 6와 같이 serine, alanine, valine, alanine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전체적으로 8월에 낮았다가 9월에 크게 증가하고 10월과 11월에 다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itrulline이 8월 채집분에서만 발견되었고, cystathionine이 9월 이후 채집분에서만 발견되었으며, 점점 증가하였다. Ornithine의 경우 8, 9월 채집분에서만 발견되었으나 매우 미량 검출되었다.
Table 6.
고 찰
카사바의 줄기는 일반적으로 폐기물로 평가되며, 생산지에서 바로 폐기되거나 바이오 에탄올과 동물의 사료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Anaeto and Adighibe, 2011). 동물의 사료로 사용되는 경우 단백질 함량의 개선이 필요하지만(Stupak et al., 2006), 본 연구 결과, 별도의 가공 없이 수확 시기 조절을 통한 아미노산 함량 조절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줄기의 구성아미노산 분석 결과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glutamic acid, threonine, lysine, serine 등은 기존 돼지 사료 중 옥수수를 활용한 사료에서도 높은 함량을 가지고 있으며, 소화율이 높은 특징이 있었다(Choi et al., 2020). 또한, 카사바 줄기에서 높은 함량을 가진 구성아미노산 중 glutamic acid는 casein, gelatin, PBM (Poultry by-product meal) 등에 많이 포함되어있고, threonine은 blood meal, feather meal, lysine은 casein, fish meal 등에 많이 함유된 성분이다(Li et al., 2011). 잉여 자원으로 취급받는 카사바 줄기는 수확 시기를 다르게하여 기존 사료에서 부족한 구성아미노산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사료를 대체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줄기에는 시안화물이 함유되지 않아 쉽고 저렴하게 사료 가공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Wanda et al., 1998).
그리고, 본 논문의 연구 결과와 비교하여, 카사바 뿌리의 주 에너지원은 탄수화물이며, 단백질 조성은 약 2.5%를 차지하고 있으나 본 연구 결과 카사바 잎의 자유 아미노산 조성은 가장 높은 10월의 경우 15.4% 내외로 구성되어 있어, 단백질 조성이 높아야 하는 사료 조성에 적합하다고 사료된다(Kim, 2022). 또한, 주로 사용되는 사료용 작물의 평균 단백질 함량은 옥수수 8.8%, 밀 9.86 ~ 12.24% (Baek et al., 2020) 등이었지만 카사바 잎이 기존 사료 작물보다 단백질 조성이 높은 것을 확인하였다.
카사바의 품종에 따른 줄기 및 잎 등의 생산 및 순이익 비용에 관한 연구 결과, 본 연구에 사용한 품종인 Kasetsart 50의 말린 잎 생산량과 단백질 함량은 다른 품종에 비해 더 높아 경제성이 있음이 확인되었다(Watana et al., 2018). 특히 뿌리 수확기 이전에 잎과 줄기 등을 솎아내거나 낙엽 등을 통해 수확할 수 있는 잎과 줄기 등은 9월경 수확분을 따로 수집하여 고부가가치화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부수적 수입을 얻을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다른 사료작물에 비해 큰 수확량을 기대할 수 없는 단점이 있어 주 수확물인 뿌리뿐만이 아닌, 줄기와 잎의 수확량 증대를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카사바의 잎의 구성아미노산은 glutamic acid, threonine, lysine, leucine, serine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전체적 줄기에 비해 2 ~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월 채취본에는 줄기의 구성아미노산이 대폭 감소하고, 잎의 구성아미노산이 소폭 증가하여 가장 큰 차이가 발생하였으며, 줄기와 잎 모두에서 2번째로 함량이 높은 threonine의 차이가 커짐을 확인하였다. threonine은 기존 사료 중에 fish meal, casein 등에서 함량이 높고, corn grain, cookie meal, sorghum grain 등에서 함량이 낮은 특성이 있었는데, threonine이 필요한 동물과 필요하지 않은 동물의 사료를 구성할 때 본 연구결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카사바 줄기와 잎의 유리아미노산은 대부분 미량으로 검출되었으나 줄기에서 arginine, serine, alanine, valine, phenylalanine, histidine, glutamic acid 등과 잎에서 serine, alanine, valine, arginine, glutamic acid 등은 3 ~ 4 g/㎏ 이상 검출되었다. 줄기와 잎에서 검출된 유리아미노산 중 valine에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glutamic acid는 줄기에서 8월에서 11월 채취분까지 지속적으로 크게 감소함을 확인하였으나 잎에서는 9월까지 증가한 후 감소하는 차이가 있었음을 확인하였다. Valine은 근육대사, 조직재생 등에 관여하는 아미노산으로 소나 젖소 등의 반추위를 가진 동물을 위한 사료에 많이 포함시키고 있으며(Kayla and David, 2016), glutamic acid는 돼지 사료에 첨가시 육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어(Hu et al., 2017) 9월에 채취한 카사바 잎과 줄기가 사료로 효용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잎과 줄기의 전체적인 아미노산 조성 분석 결과, 8 ~ 9월간 증가 후 10월부터 감소한 아미노산인 glutamic acid, threonine, lysine, serine, valine 등은 각각 성장 및 초기 수확량 증가, 질병에 대한 내성 증가, 엽록소 활성 증가 등에 영향을 미치는 아미노산이며, 성장 중 많이 합성된다. 2023년 김제의 9월 평균 기온은 24°C, 평균 최저 기온은 20°C, 평균 최고 기온은 28°C였으나 동년 10월 평균 기온은 16°C, 평균 최저 기온은 11°C, 평균 최고 기온은 22°C로 크게 낮아졌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카사바는 25 ~ 29°C 사이에서 가장 잘 자라지만 15°C 밑으로 온도가 낮아질 경우 성장을 멈춘다고 하였으며(충청북도농업기술원, 2021), 우리나라 10월의 급격한 온도 강하에 따른 성장 정지의 영향으로 식물의 생장과 관련된 아미노산의 함량이 감소한 것으로 사료되며, 재배환경에 따라 식물의 성분이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어(Kwon and Heo, 2022; Hyun et al., 2018)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의 재배 후 성분 비교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적 요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태워지거나 버려지는 카사바의 줄기와 잎의 활용 방안을 탐색하기 위해 아미노산조성을 분석하였으며, 수확 시기별 구성아미노산과 유리아미노산 조성은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 구성아미노산과 유리아미노산 모두 줄기보다 잎에서 더 높게 나타났으며, 본 연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특정 아미노산 성분이 강화된 시기에 수확하여 사료 첨가제로 가공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사용한 카사바는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에 위치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수확한 원료만으로 분석하였으며, 기후가 다양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더 많은 지역에서 수확한 원료의 데이터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또한, 카사바의 주산물인 뿌리는 11월에 수확하지만 본 연구에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 카사바 잎과 줄기는 9월에 수확하는 것이 가장 높은 아미노산 조성을 나타내었다. 부산물을 통한 농가 소득 제고를 위해 카사바 잎과 줄기의 생산량 증가 방법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