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재료 및 방법
자료수집
자료분석
결과 및 고찰
설악산과 한라산 민속식물상 구성 및 이용 특성 비교
설악산과 한라산 인근 전통시장에서 거래되는 민속식물상 구성 및 이용 특성 비교
적 요
서 언
생물권보전지역(Biosphere Reserves)은 유네스코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를 대상으로 지정한 지역이다(MAB National Committee of the Republic of Korea, 2024). 생물권보전지역은 2022년 기준으로 134개국 738곳이 지정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9곳(설악산, 제주도, 신안 다도해, 광릉숲, 고창, 순천, 강원생태평화, 연천 임진강, 완도)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 및 관리되고 있다(MAB National Committee of the Republic of Korea, 2024). 2010년 생물다양성협약 제10차 당사국총회(CBD COP11)에서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ABS: 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 Sharing)에 관한 나고야의정서’가 채택 되었고, 곧이어 2014년 제1차 나고야의정서 당사국회의에서 정식 발효되었다(Chung et al., 2016). 이러한 국제적 흐름은 생물자원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고,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생물자원과 관련된 전통생태지식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불러일으켰다(Jeong et al., 2014).
전통지식(Traditional knowledge: TK)은 일반적으로 ‘특정 지역과 문화, 또는 사회와 관련되며, 그 지역에서 자연환경과 함께 대대로 살아온 주민들에 의해 형성된 지식체로서 생태학적 및 사회경제적, 문화적 환경에 관련된 실천적 지식이며, 인간 중심적, 역동적 및 경험적,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라고 정의된다(Kim et al., 2003; Laird, 2002). 또한, 전통지식은 지역사회 속에서 생겨나고 변화하는 과정을 거치는 생성적 특성이 있으며, 지역의 생태적, 사회경제적, 문화적 환경 속에서 집단적 요구에 부응한다는 점에 의해서 기능적, 복합적, 비형식적, 다양성이라는 특성을 가진다(Jeong et al., 2019). 전통지식의 유형은 토착기술지식(indigenous technical knowledge), 토착농업지식(indigenous agricultural knowledge), 전통생태지식(traditional ecological knowledge: TEK), 전원인지식(rural people’s knowledge), 전통식물학지식(traditional botanical knowledge), 종합체계지식(integrated knowledge system)으로 나눌 수 있다(Kim and Song, 2011).
세계에 곳곳에 분포하는 생물권보전지역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은 그들만의 오랜 경험과 문화적 전통을 바탕으로 주변의 우수한 생물자원을 다양하게 이용했다(Chung et al., 2016). 특히 식물자원은 인간이 생존하는데 필수적인 식량자원이자 질병치료를 위한 약용자원으로 다양하게 활용되었다(Cunningham, 2001). 중국과 인도 등 식물자원이 풍부하고 전통이 잘 보존되어 내려오는 국가들은 자국의 식물과 관련된 전통지식을 보호하고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식물자원을 활용한 민족 고유의 전통지식 DB를 구축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전통적으로 이용되는 자생식물에 대한 지식을 기록 및 보존하고,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역별 민속 식물에 대한 조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Chung et al., 2016). 국내 연구는 대부분 행정구역별로 식물자원에 대한 민속식물 연구가 진행되는데, 그 내용으로는 구전되는 지방명, 이용방법, 효능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Chung et al., 2016). 행정구역에 치중된 관속식물에 대한 전통지식 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호지역에 속하는 생물권보전지역에 대한 관속식물 전통지식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고, 특히 환경적 이질성이 강한 생물권보전지역 내 민속식물자원에 대한 비교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생물권보전지역 인근 전통시장에서 거래되는 민속식물의 현황이나 비교연구 빈도도 매우 낮은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생물권보전지역인 설악산과 한라산에 자생하는 관속식물 자원의 과별(Family) 비율을 산출하고, 이용 분야 및 이용 기관과 같은 전통지식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함을 통해서 식물구계에 근거하여 거리가 떨어진 지역간 식물 자원 및 전통지식 유형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그리고 설악산과 한라산 인근에 위치한 전통시장 상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민속식물자원과 전통지식을 정량적으로 분석·비교하여 자생식물의 주권확보를 위한 기초 자료 획득 및 전통지식 기반 생태교육 프로그램 창안의 기본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자료수집
우리나라의 생물권보전지역 중 설악산과 한라산을 관속식물에 대한 전통지식 조사지역으로 선정하였다(Fig. 1). 조사지역 내 서식하는 관속식물 자원을 유형화하기 위해 생물권보전지역의 식물상이 기록된 ‘2020 설악산 공원자원조사Ⅰ (Korea National Park Research Institute, 2020)’과 ‘한라산 국립공원 자연자원조사(World Heritage and Mt. Hallasan Research Institute, 2012)’를 참고하여 관속식물 자원을 정리하였다. 조사하여 정리된 관속식물 자원은 Lee (1980)의 대한식물도감,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23), 국가 생물다양성 정보 공유 체계(National Biodiversity Center, 2023)를 이용하여 용도별 식물자원, 이용부위별 식물자원을 분석하였다. 민속식물(Folk plants)은 오랜 세월동안 자국민의 구전이나 경험에 의해 전승되어 이용되는 식물로 정의하였고(Jeong, 2014), 조사지역의 관속식물중에서 국립생물자원관의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데이터베이스와 민속식물 관련 연구를 참고하여 민속식물을 선별하였다(Jeong et al., 2016; 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23; Park and Chun, 2015).
생물권보전지역 인근 전통시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관속식물에 대한 전통지식 조사는 2022년 2월부터 10월까지 4개 시·군의 13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수행하였으며, 각 지역별로 민속식물에 대한 전통지식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연령층이 운영하는 점포를 주 대상으로 조사와 면담을 수행하였다(Table 1). 민속식물의 이용 용도는 식용, 한방 및 치료, 공예 및 재료, 농축산업, 기타로 분류하였고, 이용 기관은 꽃, 줄기, 잎, 열매, 뿌리로 구분하였다.
Table 1.
자료분석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설악산과 한라산에 서식하는 관속식물상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생물권보전지역 민속식물의 과별(Family) 구성 비율, 이용 분야별(식용, 한방 및 치료, 공예 및 재료, 농축산업, 기타) 비율, 이용 기관별(꽃, 잎, 줄기, 열매, 뿌리) 비율을 산출하여 비교하였다. 또한 설악산과 한라산에 서식하는 민속식물이 이용되는 분야와 기관에 따라 과별(Family)로 차지하는 종 수를 산출해 통계분석하여 정량적으로 비교하였다.
두 생물권보전지역에 서식하는 관속식물 가운데 인근 전통시장에서 전통지식으로 거래되는 분류군의 과별(Family) 구성 비율을 산출하여 비교하고, 이들이 이용되는 분야와 기관, 생활형을 정량적으로 비교·분석하였다. 통계 분석으로 정규성 검정, 등분산성검정, 비모수검정을 수행하였다. 정규성 검정은 Kolmogorov-Smirnov검정과 Shapiro-Wilk검정을 통해 이루어졌고 등분산성 검정은 Levene’s test를 이용하였다. 또한 비모수검정은 Wilcox.test를 사용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은 RStudio-2023.06.0를 통해 이루어졌다.
결과 및 고찰
설악산과 한라산 민속식물상 구성 및 이용 특성 비교
설악산에서 조사된 관속식물은 131과 1,114분류군으로 나타났다(Korea National Park Research Institute, 2020). 이는 한반도 전체 관속식물 4,881분류군의 약 22.8%을 차지하였다(Korea National Arboretum and The Plant Taxonomic Society of Korea, 2007). 설악산의 관속식물중에서 102과 489분류군이 민속식물로 분류되었다. 설악산에서 조사된 민속식물을 과(Family)별로 분류한 결과 국화과(14.5%)가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백합과(6.9%), 마디풀과(3.8%), 미나리아재비과(3.6%) 순으로 나타났다(Fig. 2).
한라산에서 조사된 관속식물은 144과 931분류군으로 나타났고(World Heritage and Mt. Hallasan Research Institute, 2012), 이는 한반도 전체 관속식물 4,881분류군의 약 19%를 차지하였다(Korea National Arboretum and The Plant Taxonomic Society of Korea, 2007). 한라산의 관속식물 중에서 구분된 민속식물은 118과 374분류군이었다. 한라산에서 조사된 민속식물을 과(Family)별로 분류한 결과 장미과(7.4%)가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콩과(4.5%), 미나리과(4.2%), 꿀풀과(4.0%) 순으로 나타났다(Fig. 3).
설악산과 한라산에서 서식하는 과(family) 중에서 민속식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국화과, 장미과 등은 한반도 전체 식물상 중에서 가장 종다양도가 높은 과이기 때문에 이용 비율이 높다고 볼 수 있다(Chung et al., 2016). 설악산의 경우 양치식물문은 민속식물의 약 3.4%, 나자식물문은 민속식물의 약 1%를 구성하며, 대부분이 피자식물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자식물문은 백합과나 벼과와 같은 단자엽식물이 약 16%를 차지하였고, 쌍자엽식물은 약 84%를 구성하며 대부분이 쌍자엽식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라산의 경우는 양치식물문은 민속식물의 약 6.9%, 나자식물문은 민속식물의 약 2.4%를 구성하였다. 피자식물문은 약 90.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 단자엽식물은 약 5.6%를 차지하였고, 쌍자엽식물은 약 94.4%를 구성하며 쌍자엽식물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한라산은 단자엽식물 중에서 설악산과 비교하여 난초과의 이용 비율이 높았는데, 이 결과는 한반도 야생난초 분류군의 72.7%인 64분류군이 제주도에서 자라고, 제주도에만 분포하는 야생난초 분류군이 18분류군이 된다는 Lee and Choi (1996)의 연구와 제주도에 전체 난초과의 66%가 분포한다는 Lee (1984)의 연구 결과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난초과의 서식 비율이 제주도가 압도적으로 높아 민속식물로 많이 이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한라산에 난초과의 종다양도가 높은 이유는 고도에 따라 다양한 기후대를 보여 다양한 생태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고, 특히 난초과의 주요 서식 기후대인 상록활엽수대의 면적이 넓기 때문으로 판단된다(Lee, 2007).
설악산에 서식하는 민속식물 489분류군에 대한 용도별 이용법을 살펴보면 식용, 한방 및 치료, 공예 및 재료, 농축산업, 기타로 나뉘었다. 각 이용 용도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식용이 280분류군, 한방 및 치료가 315분류군, 공예 및 재료가 49분류군, 농축산업이 35분류군, 기타 30분류군으로 나타나 한방 및 치료 이용이 가장 많았다. 한라산에 서식하는 민속식물 374분류군에 대한 용도별 이용법도 설악산과 마찬가지로 식용, 한방 및 치료, 공예 및 재료, 농축산업, 기타로 나뉘었다. 각 이용 용도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식용이 175분류군, 한방 및 치료가 216분류군, 공예 및 재료가 69분류군, 농축산업이 38분류군, 기타가 76분류군으로 나타났다. 한라산의 경우 민속식물을 설악산과 마찬가지로 한방 및 치료로 이용하는 것이 가장 많았다.
설악산과 한라산 모두 한방 및 치료의 용도 사용 비율이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이어 식용으로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는데, 설악산의 경우 한방 및 치료와 식용을 합쳐 전체 489분류군에서 용도에 따른 총 분류군수 709분류군 수의 83.9%를 차지하였고, 한라산은 한방 및 치료와 식용을 합쳐 374분류군에서 용도에 따른 총 574분류군 수의 68.1%를 차지하였다(Fig. 4). 이렇게 설악산과 한라산에서 한방 및 치료, 식용과 같은 용도의 비율이 높은 경향은 식용과 약용자원의 자원식물이 많았던 다른 연구와 유사하였다(Kim et al., 2006; Jeong and Yoo, 2023).
민속식물의 이용기관은 크게 꽃, 줄기, 잎, 열매, 뿌리로 나뉜다. 각 이용 기관별 분류군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설악산에 서식하는 489분류군 가운데 꽃 114분류군, 줄기 320분류군, 잎 365분류군, 열매 151분류군, 뿌리 195분류군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잎을 이용하는 분류군이 가장 많았다. 한라산에 서식하는 민속식물 374분류군에 대한 이용 기관별 분류군 수를 분석한 결과, 잎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250분류군이었고, 줄기 244분류군, 열매 171분류군, 뿌리 145분류군, 꽃 119분류군 순으로 나타났다.
설악산과 한라산 모두 잎의 이용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뒤를 이어 줄기의 이용 비율이 높았다(Fig. 5). 잎과 줄기의 이용이 전체 이용 비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높은 비율을 보였는데 잎의 경우 쌈이나 나물, 김치 등의 식용으로 이용하거나 삶은 물을 약용으로 복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Chung et al., 2016). 줄기의 이용은 초본식물과 목본식물로 이용법이 나눠지는데, 초본식물의 줄기는 식·약용으로 주로 이용되었고, 목본식물의 줄기는 공예나 목재 재료로 많이 사용됨을 알 수 있었다.
설악산과 한라산의 각 지역에서 서식하는 민속식물이 이용분야에 따라 과별(Family)로 얼마나 다양한 종으로 구성되는지 정량적으로 비교한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Fig. 6). 식용은 한라산에서 과별로 평균 1.20종, 설악산에서 과별로 1.56종이 이용되었으며, 한방 및 치료 분야에서는 한라산에서 과별로 평균 1.39종, 설악산에서 1.69종이 이용되었다. 공예 및 재료 분야는 한라산에서 평균 0.48종, 설악산 평균 0.19종이 이용되었고, 농축산업 분야는 한라산에서 평균 0.25종, 설악산 0.16종이 이용되었다. 기타 분야에서는 한라산이 평균 0.52종, 설악산이 평균 0.12종이 이용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등분산성과 정규성 검정을 한 결과, 모든 이용 분야에서 과별 이용 종 수가 정규성을 나타내지 않았고(Table 2), 등분산성 검정에서는 농축산업 분야를 제외한 모든 이용 분야에서 등분산성을 나타내지 않았다(Table 3). 정규성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비모수검정인 Wilcox.test를 수행하여 설악산과 한라산의 전통지식으로 이용된 분야의 과별 종 수 차이를 비교한 결과 기타 이용 분야에서만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나머지 4개 이용분야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3). 각 이용 분야에서 과별 이용 종 수가 정규성을 보이지 않는 것은 국화과나 장미과, 콩과와 같은 특정 과(family)에 이용되는 종 수가 몰려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비모수 검정 결과 한라산과 설악산에서 서식하는 식물의 과별 평균 이용 종 수를 비교했을 때, 기타 이용 분야에서 한라산이 설악산보다 과별 평균 이용 종 수에서 유의미하게 큰 값을 나타냈다. 그 이유는 한라산이 섬 지역의 특수성에 의해 방풍으로서의 기능이나 소나 말의 사육에 관련된 지식들이 다수 포함되어 다양한 종들이 이용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반면 비모수 검정 결과, 기타 이용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이용 분야에서 과별 평균 이용 종 수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은, 두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이용되는 민족식물 분야와 민속식물 종 구성이 유사한 경향을 나타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Table 2.
Table 3.
설악산과 한라산의 각 지역에서 서식하는 민속식물이 이용기관에 따라 과별(Family)로 얼마나 다양한 종으로 구성되는지 정량적으로 비교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Fig. 7). 꽃은 한라산에서 과별로 평균 0.75종, 설악산에서 0.72종이 이용되었고, 잎은 한라산에서 과별로 평균 1.67종, 설악산에서 2.37종이 이용되었다. 줄기는 과별로 한라산에서 평균 1.73종, 설악산에서 평균 2.52종이 이용되었고, 열매는 과별로 한라산에서 평균 1.16종, 설악산에서 0.91종이 이용되었다. 뿌리는 한라산에서 과별로 평균 0.94종, 설악산에서 평균 1.42종이 이용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등분산성과 정규성 검정을 한 결과, 모든 이용 기관에서 과별 이용 종 수가 정규성을 나타내지 않았고(Table 4), 등분산성 검정에서는 꽃과 열매를 제외한 이용 기관에서 등분산성을 나타내지 않았다(Table 5). 정규성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비모수검정인 Wilcox.test를 수행하여 설악산과 한라산의 전통지식으로 이용된 기관의 과별 종 수 차이를 비교한 결과 5개 이용기관 모두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5).
Table 4.
Table 5.
설악산과 한라산에 공통으로 출현하고 활용하는 민속식물은 72과 175분류군이었다. 이러한 공통 민속식물분류군은 설악산과 한라산의 민속식물 분류군과 각각 37%, 46%로 중복되었다. 따라서 설악산과 한라산 민속식물 분류군의 이질성은 각각 63%, 54%로서 상당히 다르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민속식물 분류군의 이질도는 설악산과 한라산에 서식하게 된 관속식물의 지리적인 분포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설악산과 한라산 인근 전통시장에서 거래되는 민속식물상 구성 및 이용 특성 비교
설악산 인근 전통시장에서 발굴된 전통지식이 이용된 관속식물 분류군 수는 59분류군이었다(Fig. 8). 59분류군은 34과 56속 59종으로 나타났으며(Appendix 1),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과(Family)는 국화과(Asteraceae) 15.25%, 두릅나무과(Araliaceae) 8.47%, 콩과(Fabaceae) 8.47%, 가지과(Solanaceae) 5.08%, 장미과(Rosaceae) 5.08%, 초롱꽃과(Campanulaceae) 5.08%, 미나리과(Apiaceae) 3.39%, 박과(Cucurbitaceae) 3.39%, 삼백초과(Saururaceae) 3.39% 순으로 나타났다(Fig. 9). 이러한 전통시장에서 유통되는 관속식물의 과별 비율은 설악산 민속식물상의 과별 비율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국화과 식물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점에서 유사하였다.
한라산 인근 전통시장에서 발굴된 전통지식이 이용된 관속식물 분류군 수는 102분류군이었다(Fig. 10). 102분류군은 49과 94속 102종으로 나타났으며(Appendix 2),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과(Family)는 국화과(Asteraceae) 12.75%, 콩과(Fabaceae) 8.82%, 장미과(Rosaceae) 7.82%, 꿀풀과(Lamiaceae) 4.90%, 벼과(Poaceae) 4.90%, 녹나무과(Lauraceae) 3.92%, 돌나물과(Crassulaceae) 2.94%, 두릅나무과(Araliaceae) 2.94%, 미나리과(Apiaceae) 2.94%, 백합과(Liliaceae) 2.94% 순으로 나타났다(Fig. 11). 이러한 한라산 주변 전통시장에서 유통되는 관속식물의 과별 비율은 한라산 민속식물상의 과별 비율과 다르게 국화과가 가장 높은 이용비율을 나타냈고, 장미과나 콩과는 전통시장에서 유통되는 관속식물의 과별 비율과 한라산 민속식물상의 과별 비율 모두에서 높은 이용 비율을 나타냈다. 우선 설악산의 경우처럼 국화과와 같이 생물권보전지역에서 많이 채취할 수 있는 식물이 전통시장에서 많이 유통된다고 할 수 있다.
설악산과 한라산에서 모두 국화과의 이용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국화과의 종다양도가 높고, 뚱딴지, 도꼬마리, 민들레, 쑥, 고려엉겅퀴 등 식용과 약용으로 쓰이는 특정 분류군이 다수 포함되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설악산의 경우 한라산에 비해 두릅나무과가 분류군수 대비 차지 비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음나무, 오갈피나무, 가시오갈피나무, 황칠나무 등 약용으로 사용되는 목본식물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설악산과 한라산의 인근 전통시장에서 조사된 민속식물의 이용 방법은 식용, 한방 및 치료, 공예 및 재료, 농축산업, 기타로 나뉘는데, 이에 대한 구성비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설악산 인근 전통시장의 경우, 전통지식과 관련되어 유통되는 관속식물은 전체 60건으로 이중 한방 및 치료에 관한 것이 29건(48.3%)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뒤를 이어 식용 21건(35.0%), 공예 및 재료 5건(8.3%), 기타 4건(6.6%), 농축산업 1건(1.6%)으로 나타났다(Fig. 12). 한라산 인근 전통시장의 경우, 전통지식과 관련되어 유통되는 관속식물은 104건의 용도로 사용되었는데, 이중 한방 및 치료에 관한 것이 44건(42.3%)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뒤를 이어 식용 33건(31.7%), 공예 및 재료 13건(12.5%), 기타 9건(8.7%), 농축산업 5건(4.8%)으로 나타났다(Fig. 12).
설악산과 한라산의 인근 전통시장에서 전통지식으로 이용된 식물의 기관은 크게 꽃, 줄기, 잎, 열매, 뿌리로 나누었다. 설악산 인근 전통시장에서 조사된 민속식물의 각 기관별 이용 비율을 살펴보면 줄기가 29.4%(24건)으로 가장 많이 전통지식으로 이용되었으며, 이어서 잎 25.6%(20건), 뿌리 23.0%(18건), 열매 15.3%(12건), 꽃 6.4%(5건)으로 나타났다(Fig. 13). 한라산 인근 전통시장에서 조사된 민속식물의 각 기관별 이용 비율은, 잎이 27.3%(41건)으로 가장 많이 전통지식으로 이용되었으며, 이어서 줄기 26.7%(40건), 뿌리 17.33%(26건), 열매 20.0%(30건), 꽃 8.7%(13건)으로 나타났다(Fig. 13).
이상의 결과를 통해 두 생물권보전지역에 서식하는 민속식물의 분류군별 구성 비율과 이용 용도 및 기관을 비교·분석할 수 있었다. 또한 생물권보전지역 인근 전통시장에서 거래되는 민속식물의 분류군별 구성 비율, 이용 용도 및 기관도 비교·분석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환경적 이질성이 큰 각기 다른 생물권보전지역에 서식하는 민속식물의 다양도와 중요도를 제시한다. 이들이 갖는 지표적 성격을 통해 보호지역의 다양하게 분화된 환경 다양성이 전통지식을 기반으로 이용되는 민속식물의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하여 민속식물 보전의 중점 가치를 재정립해 전통지식 보전의 우선 순위를 선정 및 적용하는데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더불어 향후 더 많은 보호지역에 존재하는 민속식물에 내재된 전통지식을 발굴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끝으로 학교 및 사회 교육기관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생물다양성교육의 중점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자료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보다 학제적인 관점으로 전통지식 기반 민속식물 연구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
적 요
생물권보전지역에 서식하거나 인근 전통시장에서 거래되는 민속식물에 대한 연구를 위해 이질적인 환경을 가진 설악산과 한라산에 자생하고, 전통시장에서 거래되는 관속식물의 전통지식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하였다. 그 결과 설악산에서 조사된 민속식물은 102과 489분류군으로 나타났다(국화과(14.5%), 백합과(6.9%), 마디풀과(3.8%), 미나리아재비과(3.6%)). 한라산에서 조사된 민속식물은 118과 374분류군으로 나타났다(콩과(4.5%), 미나리과(4.2%), 꿀풀과(4.0%)). 설악산과 한라산의 민속식물 모두 한방 및 치료의 용도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잎이 가장 주된 이용 기관으로 나타났다. 각 지역에서 서식하는 민속식물이 이용 분야와 이용 기관에 따라 과별(Family)로 얼마나 다양한 종으로 구성되는지 정량적으로 살펴보면, 기타 이용 분야에서만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 설악산 인근 전통시장에서 거래되는 민속식물상은 34과 56속 59종으로 국화과(15.25%), 두릅나무과(8.47%), 콩과(8.47%)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한라산 인근 전통시장에서 거래되는 민속식물상은 49과 94속 102종으로 국화과(12.75%), 콩과(8.82%), 장미과(7.82%) 가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전통시장에서 거래되는 민속식물은 모두 한방 및 치료의 이용이 가장 많았고, 이용기관은 설악산 인근 전통시장에서는 줄기가 가장 많이 이용되었으며, 한라산 인근 전통시장은 잎이 가장 많이 이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