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언
선인장과(Cactaceae)는 전 세계적으로 약 130속 1,850종을 포함하며(Anderson, 2001; Nyffler and Eggli, 2010), 그중에 선인장속(Opuntia)이 속하는 Opuntioideae아과는 조락성의 원주형 잎, 잘 분화된 구침, 가종피에 싸여있는 종자가 특징이다(Rebman and Pinkava, 2001; Simpson, 2006). 이 아과의 대표적인 속으로는 납작한 엽상경을 가지며 엽침속이 없는 Opuntia속, 방망이 모양 또는 구형의 경편을 가지며 엽침속이 엽침 끝을 덮지만 조기에 탈락하고 양탄자 모양의 덤불을 형성하는 Grusonia속, 원통형 경편을 가지고 엽침속이 엽침 전체를 덮는 Cylindropuntia속 등이 있다(Rebman, 2006). 선인장속(Opuntia)은 180~200종으로 구성되는 큰 속 중에 하나이며(Anderson, 2001; Nyffeler and Eggli, 2010), 온대, 아열대 지역 뿐만 아니라 한대 지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한다(Russel and Felker, 1987; Mohamed-Yasseen et al., 1996; Feugang et al., 2006). 또한, 이 속 식물의 열매와 엽상경은 건강식품 개발을 위한 좋은 재료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Stintzing and Carle, 2005; Feugang et al., 2006).
우리나라에는 “O. ficus-indica”로 기재되어 있는 “선인장”이 제주도 해안가에 자생하고 있으며, 한국 본토에서는 O. humifusa가 “천년초”라 하여 재배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에 대한 유연관계나 건강 기능성 식품 개발을 위한 생리활성 등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In et al., 2006; Park et al., 2013). 그러나, 제주도에 분포하는 “선인장”이 관목상의 소형인데 반하여 실제 O. ficus-indica는 관목 또는 교목상으로 높이가 1~6 m, 수간 지름이 35 ㎝에 이르는 대형이어서(Anderson, 2001), “선인장”의 학명 “O. ficus-indica”의 오기일 가능성에 대한 상세한 검토가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는 우선적으로 상기한 “선인장”과는 다른 아직 우리나라에서 보고된 바 없는 O. monacantha Haw.를 제주도 해안에서 발견하여(Fig. 1과 2), 그 형태적 특징들을 기재하여 보고한다. 국명은 곧추서서 높게 자라고 엽상경이 크다는 특징을 반영하여 “왕선인장”으로 새로 명명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에서는 새로이 발견된 한반도 미기록 종 “왕선인장(Opuntia monacantha Haw.)”에 대하여 외부 및 내부 형태적 특징을 관찰하였으며, 근연 분류군과의 차이를 비교 검토하여 국명을 부여하고 제주도내 분포현황과 특성을 밝혔다.
결과 및 고찰
분류군 기재
Opuntia monacantha Haworth, Suppl. Pl. Succ. 81. 1819
O. arechavaletae Spegazzini 1905
O. brunneogemmia (F. Ritter) Schlindwein 1995
O. monacantha subsp. brunneogemmia (F. Ritter) P. J. Braun & Esteves 1995
O. vulgaris Mill., Gard. Dict., ed. 8. no. 1. 1768 (misapplied)
Cactus monacanthos Willdenow, Enum. Pl. Suppl. 33. 1814
C. monacantha Willdenow 1813
Platyopuntia brunneogemmia F. Ritter 1979
남아메리카 원산으로 곧추서서 높게 자라는 다육성 관목 또는 교목이다(Fig. 2B). 지상부 높이는 보통 2~3 m이며 4 m에 이르기도 한다. 줄기는 회록색에서 녹색이다. 줄기는 기부에 목질화된 하나의 주 줄기를 가지며, 다육질의 초록색 엽상경(葉狀莖, cladode)으로 구성된 가지들을 다수 가지고, 상부의 가지들은 밑으로 쳐지는 경향이 있다. 엽상경은 난형 또는 도란형이고, 표면에는 원형 또는 타원형의 자좌(刺座, are ole)가 5 ㎝ 정도의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배열하며, 자좌에는 3 ㎝ 길이의 갈색의 날카로운 엽침(葉針, spine) 1~4 개와 수많은 미세한 구침(鉤針, bristle)들이 있다. 잎은 비늘모양으로 어린 엽상경의 자좌 밑에 달리나 크기가 작고 조락성이다.
꽃은 주로 5~7월에 피며, 주로 가지 끝의 엽상경의 가장자리에 달리고 직경이 5 ㎝ 정도이다(Fig. 3A와 C). 화피편(花被片, tepal)은 30여 개로 다양한 모양과 크기를 가지는데, 바깥 쪽의 화피편은 작고 뒷면이 자주색이며, 안쪽으로 갈수록 크기가 커지고 뒷면 중륵에 자주색 줄무늬를 가지며, 안쪽의 화피편은 자주색 줄무늬가 거의 없는 노란색이다(Fig. 3D). 수술은 실모양으로 수 백 개가 달리며 노란색이다. 암술은 노란색으로 1개이며 암술머리는 5 갈래로 나뉘어 있다(Fig. 3B와 C). 자방은 하위이며 연변태좌를 가진다(Fig. 3B). 열매는 개화기부터 이듬해까지 달리는데, 장과이며 서양배 모양을 하고, 표면에 자좌가 분포하고 구침을 가지고 있으나 엽침은 존재하지 않는다(Fig. 4A). 11~12월에 표면이 자주색으로 변하나 과육은 옅은 황녹색이다(Fig. 4B와 C). 종자는 대부분이 흔적으로만 남아있고 성숙한 종자는 드물거나 없다(Fig. 4B와 C).
국명 : 왕선인장(Wang-seon-in-jang: 국명 신칭)
분포 : 남아메리카 원산이다. 주 분포지역은 남반구에 집중되어 있으며 아열대 또는 열대지역에 분포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중국에서 그 분포가 보고된 바 있으나(Li and Taylor, 2007), 일본에서는 기록이 없다. 제주도 해안가에 야생으로 생육한다.
고찰
본 Opuntia monacantha는 제주 지역에서 예로부터 “백년초”로 불리우며 민간요법에 흔히 사용되어 왔으며(Koh et al., 2017), 중약대사전에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해독, 진통, 항산화 등의 효과가 큰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Xinwenfeng Publishing Co., 1982.). 지금까지 그 기능성에 대한 연구 보고는 일부 있으나(Kwon et al., 2017), 아직 국내 학계에 형태분류학적인 측면의 연구 보고는 없다.
본 분류군은 남아메리카 원산이며 열대, 아열대 지역으로 널리 유입되어 귀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Lim, 2011). 제주도에서도 남쪽 해안 4 곳과 서북쪽 해안 4 곳에서 크고 작은 군락을 형성하여 자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는데, 그 중 자연성이 잘 보전되어 있고 비교적 규모가 큰 곳은 서귀포와 애월 지역이었다. 서귀포 해안 절벽에서는 수십 개체로 구성된 3개의 군락이 발견되었으며, Elaeagnus macrophylla Thunb. (보리밥나무), Pittosporum tobira Ait. (돈나무), Euonymus japonica Thunb. (사철나무), Eurya emarginata (Thunb.) Makino (우묵사스레피), Ophiopogon jaburan (Kunth) Lodd. (맥문아재비) 등이 혼생하고 있다. 애월 지역의 해안가 암반 위에는 수십 개체로 구성된 5개의 군락이 야생 상태로 흩어져 있으며, Calystegia japonica (Thunb.) Chois. (메꽃), Tetragonia tetragonoides O. Kuntze (번행초), Vitex rotundifolia L. fil. (순비기나무), Imperata cylindrica var. koenigii (Retz.) Durand et Schinz (띠) 등이 혼생하고 있다. 그리고, 동 지역에서 10 m 정도 떨어진 환해장성 안쪽에 200여 개체가 군락을 이루어 자라고 있으나 자연성이 많이 훼손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이 본 O. monacantha는 제주도 해안가 여러 곳에 야생 상태로 크고 작은 군락을 형성하여 분포하고 있음을 감안하였을 때, 인위적 요인에 의해 유입된 것 같지는 않으며 해류에 의해 엽상경이나 열매가 해안가에 도달하여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동 속의 다른 식물들과 비교하였을 때, 본 분류군은 “선인장”이나 O. ficus-indica와는 달리 특징적으로 상부의 가지들이 밑으로 쳐진다(Lim, 2011). 자생지 내의 “선인장”과 O. monacantha의 생육 상태를 조사하여 검토한 결과, 기존의 “선인장”은 관목성으로 1 m 정도의 높이에 불과한데 반하여 본 O. monacantha는 교목성으로 곧추서서 자라고 높이가 2~3 m에 이르며, 엽상경 또한 길이 30.0 ㎝, 폭 13.6 ㎝로 “선인장”의 17.7 ㎝, 8.6 ㎝ 보다 더 컸다. 성숙한 열매의 크기는 길이 5.5 ㎝, 직경 3.5 ㎝ 정도로 서양배 모양을 하고 있으며, “선인장” 열매와는 달리 엽침이 존재하지 않는다. 열매 표면의 색은 “선인장”과 같이 자주색이나 과육의 색은 “선인장”과는 달리 황녹색으로 관찰되었다. 그리고, 화피편은 Fig. 3D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바깥쪽이나 가운데 위치한 화피편 뒷면의 중륵에 자주색 줄무늬를 가지는 독특한 특징이 있어(Labra et al., 2003; Lim, 2011; Majure and Puente, 2014; Omweri et al., 2016), “선인장”이나 O. ficus-indica와는 크게 다르다.
상기한 바와 같이 본 분류군은 곧추서서 자라고 상부의 가지들이 밑으로 쳐지는 특징이 있으며 기존의 “선인장”에 비하여 식물체의 크기나 엽상경이 대형이다. 그리고 바깥쪽이나 가운데 위치한 화피편 뒷면의 중륵에 자주색 줄무늬가 있으며, 열매에는 엽침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형태학적 특징으로 보아 본 분류군을 O. monacantha Haw.인 것으로 동정하였으며, 본 미기록 분류군의 국명은 곧추서서 높게 자라고 엽상경이 크다는 특징을 반영하여 “왕선인장”으로 신칭하였다. 그리고, “선인장”과 O. ficus-indica는 열매 속에 종자가 많이 들어 있는데 반하여(Mutwa et al., 2015), 본 O. monacantha에는 종자가 대부분 흔적으로만 남아있고 성숙한 종자는 열매 당 1~2 개에 불과하였다. 또한, Opuntia속 식물의 성숙한 과실의 색이 과육의 색과 같아서 과실의 색이 과육이나 과즙의 색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보고와는 달리(Omweri et al., 2016), O. monacantha의 성숙한 열매는 표면이 자주색이나 과육은 황녹색으로 관찰되었다. 따라서, 본 분류군을 O. monacantha Haw.의 변종 또는 품종으로 취급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