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귀리(Avena sativa L.)는 벼과에 속하는 작물로 다른 곡물에 비해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많고, 라이신 등 필수아미노산의 조성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식이섬유의 일종인 베타글루칸은 체내 흡수가 빠른 수용성 베타글루칸이 더 많다고 알려져 있으며(Lee et al., 2016),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및 항당뇨 효과가 있다고 연구되어 왔다(Andrade de et al., 2015; Daou and Zhang, 2012; Whitehead et al., 2014). 이외에도 귀리에만 존재하는 페놀성 화합물인 아베난쓰라마이드와 같은 기능성분이 있어 장기기억과 관련된 치매예방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amasamy et al., 2020). 일반적으로 쌀귀리(naked oat)가 겉귀리(hulled oat)보다 베타글루칸, 아베난쓰라마이드 등과 같은 기능성분이 더 많다고 알려져 있으나, 상대적으로 재배안정성이 약해 생산량이 적은 특성이 있어 농업형질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Peltonen-Sainio, 1994).

귀리는 보리와 같이 종실 껍질의 탈부 유무에 따라 겉귀리(hulled oat)와 쌀귀리(naked oat)로 분류된다. 수확 후 탈곡 과정에서 겉 껍질이 부착되어 있는 겉귀리는 대부분 사료용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쉽게 껍질이 벗겨지는 쌀귀리는 식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귀리 껍질의 탈부는 N-1, N-2, N-3, N-4 유전자 좌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되며(Marshall and Shaner, 1992), 대립 유전자가 모두 우성 동형접합이면 쌀귀리, N-1이 열성 동형접합이면 겉귀리, N-2, N-3이 열성일 경우 이삭 형태가 반쌀귀리 형태로 나타난다(Jenkins and Hanson, 1976). 또한, 탈부율은 유전적 영향외에도 환경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완전한 형태의 쌀귀리 품종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며, 쌀귀리 품종의 탈부율은 85~99% 내외로 나타난다(Kirkkari, 2008; Lawes, 1977).

국내 육성 쌀귀리 품종은 선양(Heo et al., 2004)을 시작으로 5개 품종이 개발되어 왔지만 과거 수요 감소로 인해 육종 연구가 잠시 중단되었다가 최근 기능성 잡곡에 대한 수요 증가로 다시 육종 연구가 재개되었다. 쌀귀리는 동계맥류 중 추위에 매우 약해 국내에서는 남부지역에 국한되어 재배되고 있으며, 주 보급 품종은 조양(Han et al., 2008)과 대양(Han et al., 2009)으로 국내 재배의 95% 이상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쌀귀리 육성 품종들은 간장이 95 ㎝ 이상으로 너무 커 도복에 취약한 특성이 있으며, 추위에 약해 봄 파종을 제외한 가을 파종의 경우에는 재배적응지역이 1월 최저평균기온이 영하 4℃ 이상인 지역에 한정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품종들은 숙기가 느려 벼와 이모작 작부체계를 형성하는 것이 어려워 기존 품종보다 농업형질이 우수한 품종 개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71자원의 쌀귀리 유전자원에 대해 주요 농업형질 평가를 실시하여 우수자원을 선발하였고, 우수한 자원에 대해 아베난쓰라마이드 등 영양성분 분석을 실시하였다. 우수자원 선발을 통해 기존 육성 품종의 농업적 단점 형질을 개선하고, 재배안정성이 우수한 신품종 개발을 위한 신규 육종 소재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시험재료 및 재배방법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원산지, 종실 피과성 등을 고려한 쌀귀리 71 자원을 대상하였으며, 기존 육성 품종과 비교하기 위해 표준품종을 ‘조양’, 대비품종을 ‘대양’으로 설정하였다(Table 1). 시험 재료의 파종은 2022년 10월 26일 전북 완주군 식량과학원 답리작(논) 포장에서 휴폭 40 ㎝, 파폭 18 ㎝, 휴장 125 ㎝, 1열로 자원당 50립씩 파종하였다. 시비량은 N-P₂O₅-K₂O를 8.8-7.2-3.6 ㎏/10a로 인산 및 칼리는 전량기비로, 질소는 기비 40%, 추비 60%로 분시하였다.

농업형질 특성 조사

쌀귀리 71자원에 대한 농업형질은 Table 2와 같으며, 특성조사 방법은 농업유전자원센터의 귀리 유전자원 농업형질 특성평가 조사요령을 참고하여 분석하였다. 생육 특성은 출수기, 성숙기, 간장 등을, 수량구성요소는 천립중과 리터중 등을 조사하였으며, 이외에 한해, 위축병(BYDV, Barley Yellow Dwarf Virus), 도복과 같은 내재해성을 조사하였다. 출수기는 총 경수의 40% 이상이 출수한 날을, 성숙기는 출수한 이삭의 80%가 황변한 날을 기준으로 조사하였다. 간장은 출수 후 지면에서 이삭목까지의 길이를, 수장은 성숙기에 까락(망)을 제외한 이삭 길이를 측정하였다. 수량구성요소 중 1수립수는 무작위로 20개 이삭을 채취하여 탈곡 후 조사하였고, 천립중과 리터중은 각각 완전 건조한 1,000립 및 1 L 용기에 넣었을 때의 무게를, 생산량은 파종한 시험구에서 수확된 종실 총 무게를 토대로 분석하였다. 내재해성은 시험구 내 전체 개체수에 대해 고엽, 쓰러짐 및 병해 정도를 비교하였고, 측정단위는 0~9로 분류하여 평가하였다. 한해와 도복은 0: 무, 1: 20% 이하, 3: 21~40%, 5: 41~60%, 7:61~80%, 9: 81% 이상을 기준으로 위축병(BYDV)은 0: 무발병, 1: 발병 1% 미만, 3: 발병 1~5% 미만, 5: 발병 6~10% 미만, 7: 발병 11~20% 미만, 9: 발병 21% 이상을 기준으로 조사하였다. 종실 피과성의 경우 쌀귀리는 1, 쌀귀리와 겉귀리가 한 이삭에 같이 존재하는 반쌀귀리(99)로 수확기에 종실을 수확하여 이삭 형태 및 탈곡 후 껍질이 벗겨지는 정도에 따라 분류하였다.

시료 준비 및 원맥 품질 분석

선발된 원맥의 시료는 도정하지 않은 조곡에서 조단백질, 회분, 조지방, 전분 함량의 분석을 위해 준비하였다. 조곡 시료는 0.5 ㎜ 체가 장착된 실험실용밀(ZM-100, Retch, Germany)로 분쇄한 시료를 사용하였다. 이화학적 특성 중 조단백질은 원소분석기(US/Vario max, USA)를 사용하여 분석한 총 질소함량에 켈달장치를 이용하여 분석한 값과 비교하여 얻어진 보정계수(conversion factor) 5.71을 곱하여 환산하였고, 회분은 건식회화법으로 회화로(DS-DMF-14, LAB, Korea)를 이용하여 함량을 구하였다. 조지방은 Soxhlet법으로 실험용 추출기(Soxtec 2050, Foss, Sweden)를 이용하여 추출하였다. 전분 함량 분석은 Megazyme사의 Total starch assay kit로 UV spectrophotometer (U-2800, Hitachi, Japan)을 이용하여 510 ㎚에서 흡광도로 분석하였다.

베타글루칸 함량 분석

선발된 자원의 베타글루칸 함량을 측정하기 위해 McCleary 방법(McCleary & Glennie Holmes 1985)을 이용해 β-gluan assay kit (Mixed linkage, Megazyme, Ireland)로 분석하였다. 시료 약 0.1 g을 50 mL 팔콘 튜브에 담고, 50% 에탄올 0.2 mL를 첨가한 후 교반하였다. 이후 sodium phosphate buffer 4 mL를 가하여 섞은 다음 100℃ 항온수조에서 1분간 방치한 후 잘 혼합하였고, 다시 100℃ 항온수조에서 2분간 방치한 후 교반하였다. 항온수조의 온도를 50℃ 낮추고 5분간 식힌 다음 Lichenase 200 μL를 가하여 50℃로 1시간 동안 반응시켰다. 시료에 200 mM sodium acetate buffer 5 mL를 넣고, 강하게 교반한 후 상온에서 5분간 방치하였다가 10분간 원심분리(3,000 rpm)하였다. 상등액과 β-glucosidase를 각각 100 μL를 가하여 50℃ 항온수조에서 10분간 반응시켰다. 배양액에 GOPOD (glucose oxidase/peroxidase, Megazyme) 3.0 mL를 가하고 섞은 다음 40℃ 항온수조에서 20분간 처리하였다. 시료의 발색이 잘되도록 30분 이상 방치하였고, 분광광도계(U-2800, Hitachi, Japan)를 이용하여 510 ㎚에서 흡광도를 측정한 후 β-glucan의 함량을 계산하였다.

아베난쓰라마이드 함량 분석

선발된 자원의 아베난쓰라마이드(avenanthriamide) 함량은 Bryngelsson et al. (2002)의 방법을 변형하여 분석하였다. 분쇄된 조곡 시료 1 g을 80% EtOH (10 mM phosphate buffer, pH 2.8) 10 mL에 넣은 다음 37℃에서 16시간 동안 교반 추출하였다. 이후 감압농축기(Syncore, Buchi Essen, Germany)를 이용하여 농축한 후 80% EtOH 2 mL을 다시 넣어 재용해한 다음 0.2 ㎛ PVDF 필터로 여과하고, UPLC로 분석하였다. 분석 컬럼은 Acquity UPLC HSS C18 (1.8 ㎛, 2.1 ㎜×100 ㎜, Waters Corp, Milford, MA, USA)이고, 이동상은 0.01 M Sodium phosphate buffer (pH 2.8, A), Acetonitrile(B)을 사용하였다. 컬럼 내 유속은 0.6 mL/min으로 이동상 B의 기울기를 15~80%로, 340 ㎚ 파장에서 분석 결과를 확인하였다. 기능성 물질에 대한 정량분석은 표준물질 avenanthriamide (Sigma-Aldrich, St. Louis, MO, USA)을 DMSO에 100 ㎍/mL의 농도로 제조한 후 냉장 보관하였고, 농도를 25, 50, 75, 100 ㎍/mL로 희석하여 사용하였다. 이 용액의 일정량을 사용하여 UPLC 상에서의 지속 시간과 피크 면적과의 상관관계를 이용하여 검량선을 작성하였으며, g당 아베난쓰라마이드 함량을 산출하였다.

통계 분석

본 연구의 결과는 R Studio (Version 4.0.2)를 이용하였으며, 선발된 자원의 농업형질과 품질분석 항목의 기술통계는 agricolae 패키지를 사용하여 덩컨의 다중검정(Duncan’s Multiple Rage Test, DMRT)을 실시하였다. 상관분석의 경우에는 corrplot과 Performance Analytics 패키지를 참조하여 사용하였고, 군집분석의 경우에는 hclust 함수를 이용하여 시각화하였다.

결 과

쌀귀리 유전자원의 농업형질 특성

쌀귀리 유전자원의 정확한 특성 비교를 위해 11개의 농업형질을 다음과 같이 약어로 설정하였다(Table 2). 농업형질별 특성 분석을 위해 출수기와 성숙기의 경우 출수소요일수(DH) 및 성숙소요일수(DM)로 변경하였고, 간장(CL), 수장(SL), 1수립수(NS), 리터중(LW), 천립중(TW), 생산량(GY)을 대상으로 우수자원 선발을 위한 분포를 비교하였다(Fig. 1). 우리나라는 벼 중심의 작부를 형성하고 있어 이모작 작부체계를 위해 숙기가 빠른 쌀귀리 자원이 육종 시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기존 품종들보다 조숙 자원의 분포를 조사하였다. 출수기는 표준품종인 ‘조양’이 4월 17일, 대비품종인 ‘대양’이 4월 26일이었고, ‘조양’보다 빠른 자원은 없었으나 ‘대양’보다 출수가 빠른 자원은 IT302002 (4월 20일) 등 6 자원이 있었다. 성숙기는 ‘조양’이 5월 26일, ‘대양’이 6월 1일로 두 기준품종 간 1주일 차이가 있었으며, 출수와 마찬가지로 ‘대양’보다 숙기가 빠른 자원은 IT302003 (5월 26일) 등 5 자원이 분포하였다. 또한, 기존 쌀귀리 품종들은 큰 간장으로 인해 농가 현장에서 잦은 도복이 발생하여 안정적 생산에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식물체 키가 단간으로 쓰러짐에 강한 자원을 선발하고자 하였다. 간장은 62~124 ㎝까지 다양하게 측정되었으며, ‘조양’ 84 ㎝, ‘대양’ 83 ㎝보다 단간인 자원은 IT209241 (77 ㎝) 등 13 자원이 있었으며, 수장은 ‘조양’ 24.5 ㎝, ‘대양’ 26.2 ㎝로 ‘대양’보다 긴 자원은 IT126966 (31.5 ㎝) 등 41 자원이 있었다. 수량구성요소 중 1수립수는 ‘조양’ 및 ‘대양’이 각각 75개, 89개로 조사되었으며, ‘대양’보다 립수가 많은 자원은 42 자원이었다. 종실의 충실도에 관여하는 리터중은 ‘조양’ 600 g, ‘대양’ 620 g으로 조사한 유전자원 중 높은 편이었으며, 리터중이 600 g 이상인 자원은 IT131372 (627 g) 등 45 자원이 확인되었다. 유전자원의 평균 천립중은 21.9 g이며, ‘조양’ 30.8 g, ‘대양’ 29.4 g으로 주 보급 품종은 모두 천립중이 큰 편이었다. 자원별 주당 종자 생산량은 16~244 g으로 다양하였으며, ‘조양’ 110 g, ‘대양’ 131 g으로 ‘대양’보다 더 많이 생산된 자원은 IT127125 (221 g) 등 25 자원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내재해성 특성 중 한해 역시 쌀귀리 육종 시 중요한 형질이며, 추위에 약한 작물학적 특성으로 인해 기존 재배지역이 남부지역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쌀귀리 재배면적 확대를 위해 내한성이 강한 품종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해를 조사한 결과, ‘조양’과 ‘대양’이 모두 지수 5로 조사되었으며, 이들보다 추위에 강한 자원은 K253298 (1) 등 9 자원이었으며, 도복은 ‘조양’과 ‘대양’ 모두 0으로 도복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귀리의 주요 병해 중 하나인 위축병은 월동 후 진딧물에 의해 매개되는 병으로 감염 시 잎이 붉은색으로 변하고, 출수가 지연되기도 하며, 최대 수량 감소 40%가 보고된 주요 병해이다(Gildow and D’arcy, 1988; Peltonen-Sainio and Karjalaine, 1990; Thomson and Ferguson, 1980). 감염정도는 ‘조양’ 5, ‘대양’ 7로 모두 이병 품종이었으며, 저항성 자원은 IT127177(0) 등 7 자원으로 확인되었다. 이상의 농업형질 특성 조사에서 분석한 자원들은 표준품종인 ‘조양’과 대비품종인 ‘대양’과 비교해 형질 변수 간 더 우수한 특성을 갖는 자원을 선발하는데 이용하였다.

Fig. 1.

Frequency distribution of agronomic traits (A: Days to Heading; B: Days to Maturing; C: Culm length; D: Spike length; E: No. of grains per spike; F: Liter weight; G: Thousand seed weight; H: Grain yield) of 71 naked oat germplasms.

농업형질 간 상관분석

쌀귀리 육종 시 중요시되는 주요 농업형질들 간의 직·간접적 상관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상관분석을 수행하였다(Table 3, Fig. 2). 출수소요일수와 성숙소요일수 간에 가장 높은 정의 상관성(r=0.89^***)를 보여 출수가 빠른 자원일수록 성숙도 상대적으로 빨랐다. 이외에도, 간장-출수소요일수(r=0.58^***), 간장-성숙소요일수(r=0.48^***), 간장-수장(r=0.72^***), 출수소요일수-수장(r=0.50^***), 성숙소요일수-수장(r=0.45^***) 등도 정의 상관성을 보였다. 특히, 간장은 도복 저항성 정도와도 정의 상관성(r=0.40^***)을 보였는데, 이는 키가 큰 식물체가 출수 후 종실의 등숙으로 인해 이삭이 무거워져 상대적으로 도복에 약해지기 때문이며, 같은 동계맥류인 보리에서도 비슷한 결과였다(Yu et al., 2022). 반면, BYDV-생산량은 부의 상관성(r=-0.30^*)을 보였는데, 이는 병해에 약할수록 식물체 생육이 억제되어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도복과 리터중도 부의 상관성(r=-0.37^**)을 보였는데, 이는 도복에 약한 자원일 경우, 식물체가 쉽게 쓰러져 종실의 등숙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충실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이외에 천립중-리터중도 부의 상관성(r=-0.16)을 보였는데, 이는 종실 길이, 두께와 정의 상관성이 있다고 알려진 천립중과는 반대로 리터중은 종실 길이와 두께가 클수록 가벼워지기 때문이라는 이전 연구 결과와 비슷하였다(Kim et al., 2020).

Fig. 2.

Pearson’s correlation coefficients between CT, LT, BYDV, DH, DM, CL, SL, NS, LW, TW and GY in 71 naked oat germplasms.

유전자원 간 군집분석

종실 피과성을 포함한 12개의 형질 변수의 군집화를 위해 평균연결법 방식으로 쌀귀리 유전자원의 덴드로그램을 작성하였다(Fig. 3). 계층적 군집분석 결과 쌀귀리 유전자원 71 자원을 A와 B그룹으로 집단화 할 수 있었으며, A그룹의 경우, 리터중이 모두 500 g 이상으로 63 자원이었고, B그룹은 리터중이 410 g 미만이 되는 자원으로 8 자원이었으며, 다른 자원들과 비교하였을 때 종실의 충실도가 좋지 않은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A그룹에는 ‘조양’과 ‘대양’을 포함한 63 자원, B그룹에는 탈부율이 좋지 않은 쌀귀리 품종인 ‘선양’을 포함한 8 자원으로 분류되었다. 이외에 세부적인 군집은 피과성, 출수 및 성숙소요일수가 비슷한 자원 등으로 하위 분류되었으며, 교배조합이 같은 ‘조양’ 및 ‘수양’은 형질 간 유사한 특성을 보여 비슷한 군집으로 분류되었다.

Fig. 3.

Dendrogram of 71 naked oat germplasms classified by cluster analysis based on average linkage analysis of 12 agronomic traits.

농업형질 특성을 고려한 우수자원 선발

쌀귀리 71 자원을 대상으로 12개의 농업형질을 조사 분석하였고, 자원 선발을 위해 현재 주 보급 품종의 단점 형질(숙기, 간장, 한해)을 고려해 유망자원을 선발하였다(Table 4). 표준품종인 ‘조양’과 숙기는 비슷하면서 대비품종인 ‘대양’ 대비 숙기는 더 빠르거나, 간장은 기존 품종 대비 단간으로 도복에 저항성이며, 추위에 강해 식물체 초형이 우수한 쌀귀리 6 자원을 선발하였다(Fig. 4). 선발된 6 자원의 평균 간장은 70 ㎝였으며, 한해 지수는 1과 3으로 모두 추위에 상대적으로 강한 자원들이었다. 선발된 자원의 경우 국내 쌀귀리 재배면적 확대를 위해 향후 유망한 육종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Fig. 4.

The picture of 6 naked oat germplasms having good agronomic traits.

선발된 우수자원의 품질 및 기능성분 분석

‘조양’(표준) 및 ‘대양’(대비)을 포함한 8 자원의 우수자원을 대상으로 원맥 이화학적 특성과 기능성분 함량을 분석하였다(Table 5). 조단백질의 평균 함량은 13.2%였으며, IT302003 (X305-1-B5-1)이 14.1%로 가장 함량이 높았다. 회분 함량은 1.8~2.0% 범위였으며, 조지방 함량은 7.4~10.6% 범위로 평균 9.5%였다. 전분 함량은 평균 59.6%였으며, ‘조양’보다 K253298 (X216-1-B2-11-B3-1) 자원이 61.2%로 가장 높았다. 기능성분 중 베타글루칸 함량은 3.9~4.8%로 ‘조양’이 제일 낮았고, ‘대양’이 제일 높았으며, 다른 선발된 자원들은 모두 범위 내에 있었다. 아베난쓰라마이드(AVN) 분석의 경우, 뇌의 해마에서 장기기억 회복력에 관여하는 AVN-C와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AVN-A, B 함량을 조사하였다(Fu et al., 2019; Hastings and Kenealey, 2017; Lee et al., 2021). 아베난쓰라마이드 함량은 숙기가 늦은 K000010 (AC Belmond) 자원이 557.32 ㎍/g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등숙기 고온 지속 기간이 길수록 아베난쓰라마이드 함량이 많아졌다는 최근 연구 결과와 비슷하였다(Song et al., 2023). 특히, IT302002 (X345-1-B4-20-1) 자원은 ‘조양’처럼 숙기가 빠르지만 일반적으로 아베난쓰라마이드 함량이 높다고 알려진 ‘대양’보다도 함량이 325.18 ㎍/g로 더 높았다. 또한, K000010 (AC Belmond)는 ‘대양’보다도 숙기가 느리지만 아베난쓰라마이드 함량이 255.3 ㎍/g 더 많았다. K253299 (X345-1-B4-15-1)의 숙기는 ‘조양’보다 늦으나 ‘대양’보다는 빠른 자원으로 아베난쓰라마이드 함량이 447.33 ㎍/g으로 더 높았고, K253301 (X305-1-B5-2-1)은 ‘대양’보다 숙기가 1일 늦지만 440.49 ㎍/g로 더 높게 나타나 향후 기능성 강화 품종 개발을 위해 중요한 육종 소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었다.

고 찰

본 연구는 국내 쌀귀리 수요 증가에 따른 재배면적 확대로 기존 보급 품종보다 재배안정성이 우수한 품종을 육성하고자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보존하고 있는 모든 쌀귀리 유전자원(71 자원)을 대상으로 특성 평가를 수행하였다. 농업형질 특성 평가는 쌀귀리 재배에 중요한 형질인 숙기, 간장, 한해 등이 포함된 11개의 항목으로 조사하였으며, 표준품종을 ‘조양’, 대비품종을 ‘대양’으로 하여 자원 간 비교하였다. 숙기의 경우 국내 재배의 90% 이상 차지하는 ‘조양’보다 빠른 자원은 없었으며, 대비품종인 ‘대양’보다 빠른 자원은 5 자원이 분포하였다. 이는 ‘조양’보다 숙기가 빠른 자원이 없기 때문에 국외에서 조숙 자원을 탐색하여 도입하거나 겉귀리 자원 중 숙기가 빠른 자원을 교배하여 품종 육성을 해야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간장은 단간으로 쓰러짐에 강해 종실의 안정적 수량 확보가 가능한 자원을 선발해야 하는데 비교 품종인 ‘조양’(84 ㎝), ‘대양’(83 ㎝)보다 키가 작은 자원은 13 자원이 분포하였고, 이러한 자원을 육종소재로 활용한다면 향후 도복에 저항성인 신품종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쌀귀리는 남부 지역에서 벼와 이모작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가을 파종을 많이하기 때문에 겨울철 안전 월동이 중요하다. 한해는 추위에 강한 정도를 확인하는 농업형질 지표 중 하나이며, 국내 쌀귀리 중 한해에 가장 강한 품종으로 알려진 ‘대양’(5)과 비교하였을 때 추위에 강한 자원은 9자원이 분포하였는데 이러한 자원들은 우리나라의 겨울철 낮은 기온에서도 충분히 생육 가능해 추후 한해에 강한 품종 육성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상의 재배적 주요 형질 특성 평가를 기준으로 기존 품종보다 숙기가 빠르고, 키가 작아 쓰러짐에 강하며, 안전 월동이 가능한 우수 쌀귀리 6 자원을 선발하였다. 해당 자원의 원맥 기능성분 중 베타글루칸은 모두 5% 내로 고함유 자원은 없었으며, 귀리에만 존재하는 기능성분인 아베난쓰라마이드는 ‘대양’(301.97 ㎍/g)보다 많은 자원이 4 자원이나 되어 기능성 품종 육성에도 좋은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다음으로 농업형질 특성 평가를 기반으로 실시한 상관 분석에서는 출수가 빠른 자원이 식물체 생육과 관련된 간장, 수장 등이 지표와 정의 상관성을 보였고, 위축병에 감염된 자원은 생육 저조에 따른 종실 생산량도 감소된 부의 상관성을 보여 조사항목별 직·간접적인 상관여부도 유추할 수 있었다. 또한, 자원별 농업형질 특성을 토대로 형질에 대한 유사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수행한 계층적 군집 분석에서는 종실 천립중에 따라 크게 2가지 군집으로 분류되었으며, 이외에도 피과성과 출수 및 성숙소요일수 등으로 세부적으로 구분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분석 정보를 참고하여 쌀귀리 신품종 개발을 위한 신규 육종소재로 이용한다면 겉귀리에 비해 자원의 다양성이 부족한 쌀귀리 육종에서 활용도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적 요

쌀귀리는 영양학적 가치 입증에 따른 소비 증가로 국내에서도 재배면적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주 재배 품종 중 하나인 ‘조양’은 추위에 약해 적응지역이 남부지역으로 국한되어 있어 보급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다른 품종인 ‘대양’의 경우에는 늦은 숙기로 인해 이모작 재배가 어렵고, 수확기 장마로 인해 안정적 수량 확보에 문제가 된다. 또한, 이상의 두 품종은 모두 큰 키로 인해 농가 현장에서 잦은 도복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편, 국내 기능성 잡곡의 수요 증가로 쌀귀리 재배농가 및 소비자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나, 생산량 부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공이 까다로운 겉귀리 품종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쌀귀리 수요 증가에 따른 안정적 재배 및 생산을 위해서 기존 품종의 단점 형질을 개선한 품종 육성이 시급하며, 신품종 육성을 위한 신규 육종 소재로의 활용을 위해 다양한 쌀귀리 유전자원의 특성 평가를 수행하였다. 표준품종을 ‘조양’, 대비품종을 ‘대양’으로 설정하여 농업형질 및 품질을 비교 분석하였으며, 기존 품종 대비 내한성이 좋거나 단간으로 쓰러짐에 강하면서 숙기도 빠른 자원 위주로 우선 선발하였다. 성숙기는 ‘대양’보다 빠른 자원이 IT302003 (5월 26일) 등 5 자원이 분포하였고, ‘조양’을 포함한 3 자원이 5월 26일, K155682 (X345-1-B4-15-1) 등 2 자원이 5월 28일로 빨랐다. 간장은 62~124 ㎝까지 다양하게 측정되었으며, ‘조양’ 84 ㎝, ‘대양’ 83 ㎝보다 단간인 자원은 IT209241 (77 ㎝) 등 13 자원이 있었다. 또한, 한해는 ‘조양’ 5, ‘대양’ 5로 나타났는데 기존 품종보다 더 내한성이 강한 자원은 IT166621 (RHIANON) 등 9 자원으로 확인되었다. 이상의 농업형질 특성 결과를 종합하여 선발된 우수자원은 6 자원으로 IT302002 (X345-1-B4-20-1), IT302003 (X305-1-B5-1), K000010 (AC Belmond), K253298 (X216-1-B2-11-B3-1), K253299 (X345-1-B4-15-1), K253301 (X305-1-B5-2-1)이었다. 선발된 6 자원의 원맥 품질 및 기능성분 함량을 분석한 결과 조단백질은 12.0~14.1%, 회분은 1.8~2.0%, 조지방 7.4~10.6%, 전분 58.0~61.2% 범위였다. 기능성분 중 베타글루칸 함량은 3.9~4.8% 범위로 ‘대양’이 가장 높았으며, 선발 자원 중 가장 함량이 높은 자원은 K253301 (X305-1-B5-2-1)이었다. 아베난쓰라마이드 함량은 기존 ‘대양’(301.97 ㎍/g)보다 높은 자원이 4 자원이었고, 함량은 각각 IT302002 (325.18 ㎍/g), K000010 (557.3 ㎍/g), K253299 (447.33 ㎍/g), K253301 (440.49 ㎍/g)로 나타났다. 선발된 우수자원은 추후 신품종 육성을 위한 교배모본으로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