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재료 및 방법
결과 및 고찰
한반도 고유식물(특산식물)
적색목록종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외래식물 및 생태계 교란종
선행 연구와의 비교
칠천도의 관속식물상: 외래식물 침입과 보전적 고찰
적 요
Apendix
서 언
칠천도는 행정구역상 경상남도 거제시 하청면에 속하며 2000년에 개통한 칠천교를 통해 본섬인 거제도의 북단과 연결되어 있다. 해안선의 길이는 36.9 ㎞, 면적은 약 9.87 ㎢로서 거제도의 가장 큰 부속된 섬이며, 일곱 개의 강이 있다고 하여 칠천도(七川島)라고 불려 왔다. 북동에서 남서 방향의 산줄기가 섬의 중앙부를 통과하는데 칠천중앙길을 경계로 남측에는 옥녀봉(232 m)과 화전산(165 m)이, 북측에는 굿등산(161 m)이 형성되어 있고, 주변에 황덕도, 수야방도, 씨릉섬 등의 부속 도서가 있다.
기후는 온대 해양성 기후로, 연중 기온의 변동 폭이 크지 않고 온난·습윤한 특성을 보인다(Goeje City Compilation Committee, 2002). 최근 30년간의 평균기온은 14.4℃, 평균 강우량은 1,930 ㎜ (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2023)로 강수량이 풍부한 편이다. 식물구계지리학적으로는 한반도 8개 아구 중 전라남도 및 경상남도 해안 도서가 포함된 남해안 아구에 해당한다(National Geography Information Institute, 2020).
본 조사 지역에 대한 선행 식물상 조사는 2001년에 실시된 전국무인도서 자연환경조사(Ministry of Environment, 2002), 전국 자연환경 4차 조사(2016), 그리고 Kim (1989)의 연구가 있다. 다만, 2001년의 전국무인도서 자연환경조사는 칠천도의 부속 도서 중 하나인 씨릉섬에만 국한되었으며(Kim and Choi, 2001), 환경부가 실시한 전국 자연환경 4차 조사에서는 칠천도 북부 일부가 고현지역(도엽번호 348032)에 포함되었으나 해당 도엽의 주요 조사대상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식물상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Kim and Hwang, 2016). 한편, Kim (1989)은 칠천도 전역에 관한 식물상 연구 결과를 보고하였으나 조사 기간이 짧고 증거 표본이 확보되지 않았으며, 재배 식물의 포함되는 등 한계가 있었다. 649분류군을 보고했지만 조사 기간과 방법의 제약으로 종수가 과대 추정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000년 연륙교 개통 이후 칠천도는 육지와 연결되면서 교통량과 관광객의 유입이 급격히 증가하였고(Kim et al., 2022), 이에 따라 서식지 훼손, 자생식물의 감소, 외래식물에 의한 생태계 교란 등 식물상 변화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Lee et al., 2025a; Lee et al., 2025b). 특히 섬의 식물상은 다양한 기후와 지형에 적응하여 육지 식생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나, 유전적 다양성이 낮고 제한된 공간적 특성으로 인해 외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할 수 있다(Kier, 2009). 더불어 인간 활동에 의한 개발, 서식지 파괴, 외래종의 유입으로 인해 섬 고유 식물상에 치명적인 위해가 가해질 수 있다(Tershy, 2015). 이러한 여러 가지 면에서 볼 때, 칠천도의 식물상은 지난 30여 년간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본 연구는 증거 표본에 기반하여 칠천도의 관속식물상을 정리하고, 주요 자생종의 분포 현황을 파악하는 동시에 외래식물의 유입이 앞으로 자생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최근 수십 년간 식물상 변화 양상을 확인하고, 생태계 교란의 정도를 평가하며, 향후 섬 지역 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한 관리 방안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
재료 및 방법
칠천도 관속식물의 조사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총 24일에 걸쳐 계절별로 수행되었다. 주요 조사경로는 옥녀봉, 굿등산, 화전산의 등산로 및 능선을 포함하며, 옥계해수욕장과 물안해수욕장 등 접근이 가능한 해안가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부속 도서 중에서는 조사 당시 도보 접근이 불가능했던 씨릉섬을 제외하고, 황덕도와 수야방도에서 추가 조사가 이루어졌다(Fig. 1, Table 1). 조사된 개체는 현장에서 사진으로 기록하고 좌표를 확보하였다. 또한 일부 개체는 채집하여 건조 표본으로 제작하였으며, 확보된 증거 표본은 국립호남생물자원관(HNIBR)과 영남대학교 식물표본전시관(YNUH)에 보관하였다.
Table 1.
Investigation dates and routes.
채집된 식물의 동정은 Korean Fern Society (2005), Korea National Arboretum (2004, 2008), Lee (2003a, 2003b), Lee (1996, 2006a, 2006b), Kim and Kim (2013), Choi et al. (2016) 등의 도감을 참고하였다. 학명과 국명의 채택과 전체 종 목록의 배열은 국가생물종목록집(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23)을 기준으로 하였고, 과(family) 내에서는 알파벳순으로 배열하였다. 국가표준식물목록집(Korea National Arboretum, 2021b)을 참고하여 분류학적으로 국가생물종목록집과 다르게 처리된 분류군들은 총 목록에 추가로 표기하였다. 또한 주요 식물의 생태적 보전적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특산식물목록(Chung et al., 2023), 국가생물적색자료집(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21), 한국 관속식물 적색목록(Korea National Arboretum, 2021c) 환경부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목록(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2018)을 활용하였고, 귀화식물 및 외래식물은 Korea National Arboretum (2021a)의 자료를 참고하였다. 생태계 교란 식물 여부는 한국외래생물정보시스템(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2025)과 환경부 고시 제2024-212호(Ministry of Environment, 2024)를 기준으로 확인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 확인된 식물상을 이전 연구(Kim, 1989)와 비교한 후, 새로이 확인된 분류군은 관속식물 목록에 별표로 표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칠천도의 관속식물은 총 516분류군으로, 115과 318속 473종 6아종 34변종 3품종으로 구성되었다(Table 2, Appendix 1). 이는 한반도 전체 관속식물 4,640분류군의 약 11.1%에 해당하여, 단일 도서로서 상당히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분류군별로는 양치식물이 28분류군(5.4%), 나자식물이 8분류군(1.6%), 피자식물이 480분류군(93.0%)으로 나타났으며, 피자식물 중에서는 단자엽식물이 74분류군(14.3%), 쌍자엽식물이 405분류군(78.5%)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Table 2). 과별로는 국화과가 59 분류군으로 총 종수의 11.4%를 차지하였고, 다음으로 벼과와 콩과가 각각 36분류군(7.0%)으로 뒤를 이었다(Table 3). 최근에 보고된 섬 지역 식물상으로는 무의도, 고하도(483분류군; Lee et al., 2025a), 동검도(657 분류군; Kwon et al., 2025), 손죽도(482분류군; Kim et al., 2024) 등이 있으며, 이 중 칠천도와 면적이 가장 유사한 섬은 무의도이다. 무의도에서는 97과 328속 496종, 13아종, 42변종, 5품종 등 총 556분류군이 기록되어 칠천도와 유사한 수준의 분류군 수를 보였다(Lee et al., 2025b). 다만 무의도에서는 벼과 63분류군, 사초과 43분류군이 보고되어 전체의 14.2%를 차지하였는데, 이는 칠천도의 9.3%보다 높은 수치로, 무의도에 초지와 습지가 상대적으로 넓게 분포하는 환경적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2.
Summary on the floristics of the Chilcheondo Island in this study.
Table 3.
List of ten major families in this study.
한반도 고유식물(특산식물)
이번 조사에서는 식재된 것으로 추정되는 개나리[Forsythia koreana (Rehder) Nakai]와 오동나무(Paulownia coreana Uyeki)를 포함하여 은꿩의다리(Thalictrum actaefolium var. brevistylum Nakai), 좀땅비싸리(Indigofera koreana Ohwi), 변산바람꽃(Eranthis byunsanensis B.-Y. Sun), 백운산원추리(Hemerocallis hakuunensis Nakai) 등 총 6 분류군의 한국 고유종이 확인되었다(Table 4). 이는 한반도 특산식물(Chung et al., 2023) 373분류군의 1.61%에 해당한다.
Table 4.
List of Korean endemic plants investigated in this study.
| No. | Family name | Scientific name | Korean name |
| 1 | Ranunculaceae | Thalictrum actaefolium var. brevistylum Nakai | 은꿩의다리 |
| 2 | Fabaceae | Indigofera koreana Ohwi | 좀땅비싸리 |
| 3 | Oleaceae | Forsythia koreana (Rehder) Nakai | 개나리z |
| 4 | Ranunculaceae | Eranthis byunsanensis B.-Y. Sun | 변산바람꽃 |
| 5 | Liliaceae | Hemerocallis hakuunensis Nakai | 백운산원추리 |
| 6 | Scrophulariaceae | Paulownia coreana Uyeki | 오동나무 |
은꿩의다리(Fig. 2C)는 칠천도의 주요 산지인 옥녀봉과 굿등산 등산로 주변에서 각각 확인되었으나, 개체수가 많지 않고 등산로에서 매우 가까운 위치에 분포하고 있어, 주기적인 벌초나 인위적 교란으로 인해 서식지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 좀땅비싸리는 산지 저지대와 옥녀봉 사면에서 제법 빈번하게 출현했지만, 백운산원추리는 소수의 개체만이 남쪽 해안 암벽지대에서 확인되었다. 한편, 변산바람꽃(Fig. 2E)은 옥녀봉 북사면의 습윤한 계곡 사면에서 약 500개체 이상의 집단 서식지가 확인되었는데, 해당 지역은 등산로와 멀리 떨어져 있고 접근이 어려운 지형으로 현재로서는 서식지 교란 가능성이 낮은 안정적인 자생지로 판단된다.

Fig. 2.
Representative taxa recorded in Chilcheondo Island in this study. A. Eleutherococcus gracilistylus (W. W. Sm.) S. Y. Hu B. Lycoris sanguinea var. koreana (Nakai) T. Koyama C. Wisteria japonica Siebold & Zucc. D. Toxicodendron succedaneum (L.) Kuntze E. Eranthis byunsanensis B.-Y. Sun F. Cymbidium goeringii (Rchb. f.) Rchb. f. G. Ambrosia trifida L. H. Male flower of Sicyos angulatus L. I. An invasive S. angulatus overtaking a coastal plant community.
적색목록종
본 조사에서는 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21)이 제시한 적색목록식물 중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등급의 분류군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위기(EN, Endangered) 등급으로는 왕벚나무(Prunus × yedoensis Matsum.)가 확인되었으나 식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취약(VU, Vulnerable)종으로는 섬오갈피나무[Eleutherococcus gracilistylus (W. W. Sm.) S. Y. Hu], 준위협(NT, Near Threatened)종으로는 백양꽃, 관심대상(LC, Least Concern)종으로는 애기등, 변산바람꽃, 보춘화[Cymbidium goeringii (Rchb. f.) Rchb. f.]가 확인되었다(Table 5). 한편, Korea National Arboretum (2021c)이 제시한 271분류군 중에서는 식재된 왕벚나무(CR)와 함께 위기(EN)종으로 섬오갈피나무와 백양꽃, 취약(VU)종으로 애기등과 모감주나무, 관심대상(LC)종으로 변산바람꽃과 고란초[Selliguea hastata (Thunb.) Fraser- Jenk.], 정보부족(DD)종으로 옥녀꽃대[Chloranthus fortunei (A. Gray) Sloms]가 확인되었다(Table 5).
Table 5.
List of Red-listed plants investigated in this study.
| No. | Family name | Scientific name | Korean name | Degree | |
| Ⅰz | Ⅱy | ||||
| 1 | Rosaceae | Prunus × yedoensis Matsum. | 왕벚나무 | EN | CR |
| 2 | Araliaceae | Eleutherococcus gracilistylus (W. W. Sm.) S. Y. Hu | 섬오갈피나무 | VU | EN |
| 3 | Amaryllidaceae | Lycoris sanguinea var. koreana (Nakai) T. Koyama | 백양꽃 | NT | EN |
| 4 | Fabaceae | Wisteria japonica Siebold & Zucc. | 애기등 | LC | VU |
| 5 | Sapindaceae | Koelreuteria paniculata Laxm. | 모감주나무 | - | VU |
| 6 | Ranunculaceae | Eranthis byunsanensis B.-Y. Sun | 변산바람꽃 | LC | LC |
| 7 | Orchidaceae | Cymbidium goeringii (Rchb. f.) Rchb. f. | 보춘화 | LC | - |
| 8 | Polypodiaceae | Selliguea hastata (Thunb.) Fraser-Jenk. | 고란초 | - | LC |
| 9 | Chloranthaceae | Chloranthus fortunei (A. Gray) Sloms | 옥녀꽃대 | - | DD |
애기등은 칠천도 남부 옥계마을과 북부 대곡리 해안가 일대에서 다수의 개체가 관찰되었으며, 연속적인 분포를 보여 자생지의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변산바람꽃과 백양꽃(Fig. 2B), 보춘화(Fig. 2F)는 옥녀봉 사면의 등산로에서 벗어난 습윤한 음지 지역에서 각각 확인되었으며, 옥녀꽃대 역시 등산로에서 벗어난 산지 지역에 산발적으로 분포하여, 인간 활동에 의한 교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백양꽃은 처음 확인한 초봄에는 잎만 관찰되었으며, 약 10-15개체가 무리를 이루어 자생하고 있었다. 그러나 개화기인 여름에는 주변 식생, 특히 가시가 많은 산딸기의 밀도가 높아 자생지 접근이 어려웠고 정확한 위치 재확인이 제한되었다. 이는 자생지의 입지적 특수성과 함께 외부 교란에 대한 차단 효과를 의미하며, 인위적 훼손 가능성은 낮음을 보여준다. 한편, 고란초는 과거 하청면 연구리 해안 암벽 일대에 집단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으나(Yonhap News Agency, 1999), 이번 조사에서는 간조 시에 해당 지역을 탐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집단 자생지로 알려진 지점에는 접근하지 못하여 직접적인 확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리 해안 인근의 화전산 자락, 대곡리 해안 인접 산지, 연구리 외곽 해안 암벽 등 복수의 지역에서 소규모 개체군이 새롭게 확인되어 기존의 주요 집단 자생지 외에도 칠천도 내 여러 지역에 고란초가 비교적 넓게 분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모감주나무는 칠천도 서쪽 해안가의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한 개체가 확인되었는데, 간조 시에만 겨우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해안류나 조류에 의해 유입된 자생 개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비록 단일 개체에 불과하지만, 자연 분포 확장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고립 개체로서 보전 가치가 높은 자생 가능 개체로 평가된다.
섬오갈피나무(Fig. 2A)는 두릅나무과(Araliaceae)에 해당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전 세계적으로는 한국과 중국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종이며(GBIF, 2025), 국내에서는 주로 제주도와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oi et al., 2023). 과거에는 비교적 많은 개체가 관찰되었으나 약용을 목적으로 한 지속적 채취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였고, 현재는 자생지가 극히 드물게 확인되는 실정이다(Choi et al., 2023). 이번 조사에서는 굿등산 등산로 인근에서 소수의 개체가 확인되었으며, 고사리, 산검양옻나무[Toxicodendron sylvestre (Siebold & Zucc.) Kuntze], 단풍마(Dioscorea quinquelobata Thunb.) 등과 함께 자연 식생 내에 혼생하는 형태로 생육 중이었다. 생육 상태는 매우 양호하였으나, 등산로와 인접한 위치, 그리고 높은 약용 가치를 고려할 때 남획에 의한 위협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개체 모니터링 등의 실질적 보전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식물구계(floristics)는 지역별 식물 분포의 고유성을 기준으로 식물지리학적 범주를 설정하는 개념으로, 유사한 고유성을 지닌 지역은 동일한 식물구계로, 상이한 고유성을 보이는 지역은 서로 다른 구계로 분류한다(Takhtadzhian, 1988). 한반도의 식물구계는 Lee and Yim (1978)에 의해 8개의 아구로 구분되었으며, 전국 자연환경 조사에서 처음으로 5개의 등급 체계가 제시되었다(Ministry of Environment, 1997). 이러한 구계 체계를 바탕으로 설정된 식물구계학적 특정종(Korean floristic regional plants)은 종 보존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데 활용되는 지표 식물군으로 중요하게 다뤄진다(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2018). 본 조사에서 확인된 식물구계학적 특정종은 총 84분류군으로, 이는 칠천도 전체 관속식물 516분류군의 16.28%, 환경부가 지정한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1,474분류군(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2018)의 4.5%에 해당한다. 구계 등급별로는 한 개의 아구에만 분포하는 IV등급에 해당하는 종으로 백양꽃, 검양옻나무, 애기등 등 총 8 분류군이 확인되었고, 두 개의 아구에 분포하는 Ⅲ등급에는 천문동[Asparagus cochinchinensis (Lour.) Merr.], 참가시나무(Quercus salicina Blume), 발풀고사리[Dicranopteris linearis (Burm. f.) Underw.] 등 24개 분류군이 포함되었다. 한편, 개체 수가 매우 적고 자생지의 환경 특수성이 높은 Ⅴ등급은 이번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Table 6).
Table 6.
List of 5th. to 3rd. degree taxa of Korean floristic regional plants investigated in this study.
| Degree | No. | Family name | Scientific name | Korean name |
| Ⅳ | 1 | Amaryllidaceae | Lycoris sanguinea var. koreana (Nakai) T. Koyama | 백양꽃 |
| 2 | Anacardiaceae | Toxicodendron succedaneum (L.) Kuntze | 검양옻나무 | |
| 3 | Araceae | Pinellia tripartita (Blume) Schott | 대반하 | |
| 4 | Araliaceae | Eleutherococcus gracilistylus (W. W. Sm.) S. Y. Hu | 섬오갈피나무 | |
| 5 | Fabaceae | Wisteria japonica Siebold & Zucc. | 애기등 | |
| 6 | Oleaceae | Osmanthus heterophyllus (G. Don) P. S. Green | 구골나무 | |
| 7 | Polygonaceae | Polygonum polyneuron Franch. & Sav. | 갯마디풀 | |
| 8 | Rosaceae | Prunus × yedoensis Matsum. | 왕벚나무z | |
| Ⅲ | 1 | Aceraceae | Acer palmatum Thunb. | 단풍나무 |
| 2 | Apiaceae | Centella asiatica (L.) Urb. | 병풀 | |
| 3 | Fabaceae | Indigofera pseudotinctoria Matsum. | 낭아초 | |
| 4 | Fagaceae | Quercus glauca Thunb. | 종가시나무z | |
| 5 | Fagaceae | Quercus salicina Blume | 참가시나무 | |
| 6 | Fumariaceae | Corydalis platycarpa (Maxim. ex Palib.) Makino | 갯괴불주머니 | |
| 7 | Gleicheniaceae | Dicranopteris linearis (Burm. f.) Underw. | 발풀고사리 | |
| 8 | Lamiaceae | Salvia japonica Thunb. | 둥근배암차즈기 | |
| 9 | Liliaceae | Asparagus cochinchinensis (Lour.) Merr. | 천문동 | |
| 10 | Meliaceae | Melia azedarach L. | 멀구슬나무 | |
| 11 | Moraceae | Ficus erecta Thunb. | 천선과나무 | |
| 12 | Orchidaceae | Cephalanthera falcata (Thunb.) Blume | 금난초 | |
| 13 | Pittosporaceae | Pittosporum tobira (Thunb.) W. T. Aiton | 돈나무 | |
| 14 | Rhamnaceae | Sageretia theezans (Osbeck) M. C. Johnst. | 상동나무z | |
| 15 | Rutaceae | Citrus trifoliata L. | 탱자나무 | |
| 16 | Rutaceae | Zanthoxylum ailanthoides Siebold & Zucc. | 머귀나무 | |
| 17 | Sapindaceae | Koelreuteria paniculata Laxm. | 모감주나무 | |
| 18 | Selaginellaceae | Selaginella tamariscina (P. Beauv.) Spring | 바위손 | |
| 19 | Thelypteridaceae | Cyclosorus acuminatus (Houtt.) Nakai ex H. Itô | 별고사리 | |
| 20 | Urticaceae | Boehmeria pannosa Nakai & Satake ex Oka | 왕모시풀 | |
| 21 | Verbenaceae | Callicarpa dichotoma (Lour.) K. Koch | 좀작살나무 | |
| 22 | Verbenaceae | Verbena officinalis L. | 마편초 | |
| 23 | Violaceae | Viola violacea Makino | 자주잎제비꽃 | |
| 24 | Vitaceae | Vitis coignetiae Pulliat ex Planch. | 머루 |
IV등급에 해당하는 대반하[Pinellia tripartita (Blume) Schott]는 섬의 중앙 쪽 해변가 산지에서 20여 개체, 북쪽 해변가 모래사장에서 100여 개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북쪽 집단은 파도에 의해 유입된 양식용 스티로폼 부표 등 해양 쓰레기와 모래가 뒤섞인 표층 환경에서도 생육 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해당 자생지로 통하는 경로는 개인 사유지로 출입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인적 간섭없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군락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서식지 교란 가능성이 낮은 안정적인 집단 자생지로 평가된다. 그러나 해당 자생지 주변에서 가시박(Fig. 2H)의 어린싹이 다수 확인되었으며, 이는 향후 자생지 생태계에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외래식물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검양옻나무(Fig. 2D)는 칠천도 중앙부 해안가 산지에서 확인되었는데, 이 종은 기존 문헌상 전라남도(흑산도, 홍도)와 제주도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한다고 보고됐다(Lee et al., 2025a). 따라서 칠천도에서의 출현은 이례적인 것으로 본 종의 자연 분포 확장 가능성을 시사하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사례로 해석된다. 확인된 개체는 종자를 맺고 있는 비교적 큰 성체였으며, 그 주변에 작은 3~4개의 소형 개체가 함께 관찰되었다. 이는 자연 상태에서 종자발아를 통해 개체 확산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해당 지역이 신규 자생지로서의 잠재적 안정성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래식물 및 생태계 교란종
최근 인위적 활동과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외래식물과 생태계 교란종의 분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외래식물은 토착 식물과의 경쟁, 생물다양성 감소, 생태계 기능 교란 등의 다양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Hejda et al., 2009), 이들 중 일부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되어 적극적인 관리가 요구된다(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2025). 특히 섬 지역은 고립성과 생물다양성의 독특성으로 인해 외래 교란종의 유입에 취약하며 토착 식물과의 경쟁을 통해 섬 식물상의 구성과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Richardson et al., 2000). 따라서 식물상 조사 시 외래식물 및 생태계 교란종의 출현 현황을 함께 파악하는 것은 지역 생태계 보전 및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Kim, 2015). 본 조사에서는 33과 76속 76종 1변종으로 총 76분류군의 외래식물을 확인하였다(Table 7). 외래식물은 유입 시기와 정착 여부에 따라 사전귀화식물(Archaeophyte, Arc.)과 잠재침입식물(Potentially invasive plant, PIP), 침입외래식물(Invasive alien plant, IAP)으로 나누어진 바가 있다(Kang et al., 2020). 이번 연구에서는 한련초[Eclipta prostrata (L.) L.], 갓[Brassica juncea (L.) Czern.] 등 11개의 사전귀화식물(Arc.), 사방오리(Alnus firma Siebold & Zucc.), 편백[Chamaecyparis obtusa (Siebold & Zucc.) Endl.] 등 14개의 잠재침입식물(PIP), 유럽전호(Anthriscus caucalis M. Bieb.), 미국자리공(Phytolacca americana L.), 호밀풀(Lolium perenne L.) 등 51개의 침입외래식물(IAP)이 확인되었으며 침입외래식물은 임시정착식물(IAP-CAP)종 없이 모두 귀화식물(Naturalized plant)로 분류되었다(Table 7). 침입외래식물의 국내 분포등급은 가장 넓은 분포를 보이는 5등급(worldwide spread, WS)이 17분류군, 4등급(serious spread, SS)은 7분류군, 3등급(concerned spread, CS)은 4분류군 등으로 나타났다(Table 7). 귀화식물(IAP-NP)과 사전귀화식물(Arc.)을 대상으로 분석한 귀화율(Naturalized Index)과 도시화지수(Urbanization Index)는 귀화율[Naturalized Index: 확인된 귀화식물의 종수(62) ÷ 출현 식물의 총 종수(516) x 100]은 12.0%, 도시화지수[Urbanization Index: 확인된 귀화식물의 종수(62) ÷ 남한의 귀화식물 총 종수(296) × 100]는 20.9%였다. 생태계교란생물 지정·고시(환경부 고시 제 2024- 212호)에 의한 생태계교란식물은 총 5분류군이 확인되었으며(Table 8), 이는 전체 생태계교란식물(17종)의 29.4%에 해당한다(Table 8). 대표적인 교란 종으로 가시박이 있으며, 이 외의 종들 또한 섬 지역 생태계의 구성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평가된다.
Table 7.
List of Alien plants investigated in this study.
| No. | Family name | Scientific name | Korean name | Type of alien plantz | Degreey |
| 1 | Amaranthaceae | Amaranthus hybridus L. | 긴털비름 | IAP(NP) | PS |
| 2 | Amaranthaceae | Amaranthus viridis L. | 청비름 | IAP(NP) | PS |
| 3 | Anacardiaceae | Toxicodendron vernicifluum (Stokes) F. A. Barkley | 옻나무 | Arc. | |
| 4 | Apiaceae | Anthriscus caucalis M. Bieb. | 유럽전호 | IAP(NP) | PS |
| 5 | Asteraceae | Ambrosia artemisiifolia L. | 돼지풀 | IAP(NP) | WS |
| 6 | Asteraceae | Ambrosia trifida L. | 단풍잎돼지풀 | IAP(NP) | MS |
| 7 | Asteraceae | Bidens frondosa L. | 미국가막사리 | IAP(NP) | WS |
| 8 | Asteraceae | Conyza bonariensis (L.) Cronquist | 실망초 | IAP(NP) | SS |
| 9 | Asteraceae | Conyza canadensis (L.) Cronquist | 망초 | IAP(NP) | WS |
| 10 | Asteraceae | Crassocephalum crepidioides (Benth.) S. Moore | 주홍서나물 | IAP(NP) | CS |
| 11 | Asteraceae | Eclipta prostrata (L.) L. | 한련초 | Arc. | |
| 12 | Asteraceae | Erechtites hieracifolia (L.) Raf. ex DC. | 붉은서나물 | IAP(NP) | WS |
| 13 | Asteraceae | Erigeron annuus (L.) Pers. | 개망초 | IAP(NP) | WS |
| 14 | Asteraceae | Galinsoga parviflora Cav. | 별꽃아재비 | IAP(NP) | MS |
| 15 | Asteraceae | Galinsoga quadriradiata Ruiz & Pav. | 털별꽃아재비 | IAP(NP) | WS |
| 16 | Asteraceae | Senecio vulgaris L. | 개쑥갓 | IAP(NP) | SS |
| 17 | Asteraceae | Sonchus asper (L.) Hill | 큰방가지똥 | IAP(NP) | SS |
| 18 | Asteraceae | Sonchus oleraceus L. | 방가지똥 | IAP(NP) | SS |
| 19 | Asteraceae | Tagetes minuta L. | 만수국아재비 | IAP(NP) | MS |
| 20 | Asteraceae | Taraxacum officinale F. H. Wigg. | 서양민들레 | IAP(NP) | WS |
| 21 | Asteraceae | Xanthium strumarium L. | 도꼬마리 | Arc. | |
| 22 | Betulaceae | Alnus firma Siebold & Zucc. | 사방오리 | PIP(CAP) | |
| 23 | Brassicaceae | Brassica juncea (L.) Czern. | 갓 | Arc. | |
| 24 | Brassicaceae | Lepidium didymum L. | 냄새냉이 | IAP(NP) | PS |
| 25 | Brassicaceae | Lepidium virginicum L. | 콩다닥냉이 | IAP(NP) | SS |
| 26 | Brassicaceae | Thlaspi arvense L. | 말냉이 | Arc. | |
| 27 | Caryophyllaceae | Cerastium glomeratum Thuill. | 유럽점나도나물 | IAP(NP) | MS |
| 28 | Caryophyllaceae | Stellaria media (L.) Vill. | 별꽃 | IAP(NP) | WS |
| 29 | Chenopodiaceae | Chenopodium ambrosioides L. | 양명아주 | IAP(NP) | MS |
| 30 | Convolvulaceae | Cuscuta campestris Yunck. | 미국실새삼 | IAP(NP) | CS |
| 31 | Convolvulaceae | Ipomoea nil (L.) Roth | 나팔꽃 | IAP(NP) | MS |
| 32 | Convolvulaceae | Ipomoea purpurea (L.) Roth | 둥근잎나팔꽃 | IAP(NP) | CS |
| 33 | Cucurbitaceae | Sicyos angulatus L. | 가시박 | IAP(NP) | MS |
| 34 | Cupressaceae | Chamaecyparis obtusa (Siebold & Zucc.) Endl. | 편백 | PIP(CAP) | |
| 35 | Cupressaceae | Cryptomeria japonica (Thunb. ex L. f.) D. Don | 삼나무 | PIP(CAP) | |
| 36 | Ebenacea | Diospyros kaki Thunb. | 감나무 | PIP(CAP) | |
| 37 | Euphorbiaceae | Euphorbia maculata L. | 애기땅빈대 | IAP(NP) | SS |
| 38 | Fabaceae | Amorpha fruticosa L. | 족제비싸리 | IAP(NP) | WS |
| 39 | Fabaceae | Cercis chinensis Bunge | 박태기나무 | PIP(CAP) | |
| 40 | Fabaceae | Robinia pseudoacacia L. | 아까시나무 | IAP(NP) | WS |
| 41 | Fabaceae | Senna tora (L.) Roxb. | 결명자 | Arc. | |
| 42 | Fabaceae | Trifolium repens L. | 토끼풀 | IAP(NP) | WS |
| 43 | Ginkgoaceae | Ginkgo biloba L. | 은행나무 | Arc. | |
| 44 | Iridaceae | Iris pseudacorus L. | 노랑꽃창포 | PIP(CAP) | |
| 45 | Malvaceae | Althaea rosea (L.) Cav. | 접시꽃 | PIP(CAP) | |
| 46 | Malvaceae | Hibiscus syriacus L. | 무궁화 | PIP(CAP) | |
| 47 | Meliaceae | Melia azedarach L. | 멀구슬나무 | Arc. | |
| 48 | Moraceae | Morus alba L. | 뽕나무 | PIP(CAP) | |
| 49 | Oleaceae | Osmanthus heterophyllus (G. Don) P. S. Green | 구골나무 | PIP(CAP) | |
| 50 | Onagraceae | Oenothera biennis L. | 달맞이꽃 | IAP(NP) | WS |
| 51 | Onagraceae | Oenothera glazioviana Micheli | 큰달맞이꽃 | IAP(NP) | PS |
| 52 | Oxalidaceae | Oxalis articulata Sabigny | 덩이괭이밥 | IAP(NP) | PS |
| 53 | Oxalidaceae | Oxalis corniculata L. | 괭이밥 | Arc. | |
| 54 | Oxalidaceae | Oxalis corymbosa DC. | 자주괭이밥 | IAP(NP) | PS |
| 55 | Papaveraceae | Papaver rhoeas L. | 개양귀비 | IAP(NP) | PS |
| 56 | Phytolaccaceae | Phytolacca americana L. | 미국자리공 | IAP(NP) | WS |
| 57 | Pinaceae | Pinus rigida Mill. | 리기다소나무 | PIP(CAP) | |
| 58 | Plantaginaceae | Plantago lanceolata L. | 창질경이 | IAP(NP) | MS |
| 59 | Poaceae | Andropogon virginicus L. | 나도솔새 | IAP(NP) | PS |
| 60 | Poaceae | Avena fatua L. | 메귀리 | IAP(NP) | MS |
| 61 | Poaceae | Bromus catharticus Vahl | 큰이삭풀 | IAP(NP) | MS |
| 62 | Poaceae | Dactylis glomerata L. | 오리새 | IAP(NP) | WS |
| 63 | Poaceae | Lolium multiflorum Lam. | 쥐보리 | IAP(NP) | CS |
| 64 | Poaceae | Lolium perenne L. | 호밀풀 | IAP(NP) | SS |
| 65 | Poaceae | Phyllostachys edulis (Carrière) J. Houz. | 죽순대 | PIP(CAP) | |
| 66 | Polygonaceae | Rumex crispus L. | 소리쟁이 | IAP(NP) | WS |
| 67 | Rosaceae | Prunus persica (L.) Batsch | 복사나무 | Arc. | |
| 68 | Salicaceae | Populus nigra var. italica Koehne | 양버들 | PIP(CAP) | |
| 69 | Scrophulariaceae | Veronica arvensis L. | 선개불알풀 | IAP(NP) | WS |
| 70 | Scrophulariaceae | Veronica hederifolia L. | 눈개불알풀 | IAP(NP) | PS |
| 71 | Scrophulariaceae | Veronica persica Poir. | 큰개불알풀 | IAP(NP) | WS |
| 72 | Scrophulariaceae | Veronica polita Fr. | 개불알풀 | IAP(NP) | PS |
| 73 | Solanaceae | Physalis angulata L. | 땅꽈리 | IAP(NP) | MS |
| 74 | Solanaceae | Solanum carolinense L. | 도깨비가지 | IAP(NP) | MS |
| 75 | Solanaceae | Solanum nigrum L. | 까마중 | Arc. | |
| 76 | Thymelaeaceae | Edgeworthia chrysantha Lindl. | 삼지닥나무 | PIP(CAP) |
Table 8.
List of Invasive species investigated in this study.
칠천도 내 조사 구간 중 황덕도 지역에서는 가장 많은 외래식물이 출현하였으며, 특히 단풍잎돼지풀(Fig. 2G)이 다수 확인되었다. 해당 지역은 낚시객의 출입이 잦은 장소로 사람이나 낚시 장비 등을 매개로 한 외래식물 종자의 인위적 유입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환경부 지정 생태계교란종으로 확산력이 매우 높은 종인 가시박의 여러 개체가 확인되었다. 가시박은 북아메리카 원산의 침입식물로, 국내에서는 1980년대 후반 이후 하천을 따라 급속히 확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et al., 2017; EPPO, 2010). 최근 국내에서는 16개 강 유역 및 동해안 하천 개체군을 대상으로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한 결과, 하천 중심의 수계 확산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다(Lee and Son, 2022). 그러나 칠천도는 섬이기 때문에 내륙과 연결된 하천이 없어, 하천을 통한 확산 경로는 배제된다.
선행 연구와의 비교
Kim (1989)의 연구에서는 134과 414속 561종, 1아종, 82변종, 5품종 등 총 649분류군이 보고되었다. 그러나 국가생물종목록집(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23)을 기준으로 참억새, 왕개서어나무, 물갬나무를 각각 억새, 개서어나무, 물오리나무와 동일 종으로 처리하였고 그 결과, 총 646분류군으로 정리하였다. 이전 연구에서 보고된 646분류군과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516분류군은 이전 연구에 포함된 작물(벼, 옥수수, 부추, 파, 생강 등 42분류군)과 식재된 원예종(과꽃, 다알리아, 덩굴장미, 채송화 등 28분류군)을 제외하면 종수 자체는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연구에서 공통으로 기록된 종은 333분류군에 불과하며, 243분류군(작물과 원예종을 제외)은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고, 183분류군은 새롭게 추가되는 등(Apendix 1) 종 조성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러한 불일치는 몇 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조사 시기와 범위의 차이가 크다. 선행 연구는 8월 9일과 10일, 이틀간 한차례의 조사만을 시행하였으나, 이번 조사는 여러 계절을 포함해 2년간 다회에 걸쳐 수행되었기 때문에, 출현 종의 차이가 불가피하다. 둘째, 칠천도는 연륙교 개통 이후 접근성이 좋아져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더 빈번해졌고, 이에 따라 외래식물이 유입되거나 교란 환경에서 잘 자라는 종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침입외래식물(IAP)은 과거 30분류군에서 51분류군으로, 생태계교란종은 3분류군에서 5분류군으로 늘어나 최근 수십 년간 유입이 활발했음을 보여준다. 셋째, 이전 조사된 일부 종의 오동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 분포지가 매우 국소적이거나 생태적, 분포학적 특성이 일치하지 않는 분류군(노랑붓꽃, 각시원추리, 들메나무, 몽고뽕나무 등)이 선행 연구 결과에 포함되어 있다. 또한 조사 시점인 8월에 개화하거나 열매를 맺는 분류군이 아닌 경우, 불완전한 동정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지만 확증 표본이 존재하지 않아 이를 재검증할 수 없다. 따라서 선행 연구의 결과에는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다고 추론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칠천도의 식물상에서 분류군 수의 규모보다는 실제 분류군의 구성 양상이 중요하며, 조사 시기와 환경 변화에 따라 종 조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은 단기적인 조사 결과만으로 지역의 식물상을 단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변화 양상을 추적하는 것이 보전 관리 측면에서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칠천도의 관속식물상: 외래식물 침입과 보전적 고찰
칠천도의 관속식물상은 총 516분류군으로 한반도 전체 관속식물의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여(11.1%), 칠천도가 지역 생물다양성의 중요한 저장고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고유식물, 적색목록종,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등 다양한 범주의 식물이 함께 확인되어 칠천도의 식물상이 단순히 거제도의 부속도서라는 지리적 위치를 넘어 독자적인 보전 가치와 학문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외래식물과 생태계 교란식물의 유입이 다수 확인되어 칠천도 식물상은 보전 가치와 함께 취약성이 공존하는 특성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조사에서 칠천도의 본섬인 거제도에서도 보고되지 않았던(Kim, 1996; Ji et al., 2006; Jeong and Moon, 2021) 검양옻나무[Toxicodendron succedaneum (L.) Kuntze]와 섬오갈피나무[Eleutherococcus gracilistylus (W. W. Sm.) S. Y. Hu]가 새롭게 확인되었다는 사실이다. 검양옻나무는 식물구계학적 특정종 Ⅳ등급에 해당하며 난대성 수종으로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도서에 국한적으로 분포하는데(Lee et al., 2025a), 칠천도에서의 출현은 본 섬이 난대성 요소를 수용할 수 있는 생태적 환경을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Park et al., 2016). 이는 기후 변화에 따라 난대성 수종이 점차 북상하고 있다는 연구 경향과도 일치하는 것이며(Chen et al., 2011; Walther et al., 2009), 칠천도가 남방계 식물의 확산 경로에서 중요한 중간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섬오갈피나무는 식물구계학적 특정종 Ⅳ등급에 해당하며(Lee, 1996), 분포 범위가 제한적이고 보전 가치가 높은 종이다. 이 종 역시 칠천도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칠천도가 독자적 공간으로서 고유식물의 보전 서식지로 작용한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칠천도의 귀화율은 굴업도 6.0% (Jeong et al., 2016), 대흑산도 9.27% (Jang et al., 2014) 등 유사 면적의 도서 지역보다 높은 수준이며, 육지 산지인 남해 금산 6.1% (Lee et al., 2023)에 비해서도 다소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륙교가 건설되면 교통량이 크게 증가하고 더 많은 사람이 통행하게 되면서(Kim et al., 2022) 많은 외래식물이 도입된다. 칠천도는 연륙교가 개통(2000년)된 이후 차량과 관광객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고, 이는 인위적 교란 요소의 증가와 함께 외래식물 유입의 경로가 다양화되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관광지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진 고하도에서는 연륙교 건설 이전과 비교했을 때, 귀화율이 3.8%에서 18.3%, 도시화지수가 4.7%에서 26.7%로 크게 상승하였고(Lee et al., 2025a) 무의도에서도 연륙교로 인한 침입외래식물의 급증을 확인한 바가 있다(Lee et al., 2025b). 이는 연륙교 개통 이후 빈번해진 차량 이동과 인적 활동이 외래식물 출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비교는 칠천도의 귀화식물 분포가 지형적 특성뿐 아니라 인위적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하며, 향후 외래 식물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접근 통제 및 서식지 관리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본 조사에서 가시박은 두 개의 위치에서 확인되었으며, 두 곳 모두 바다에 인접한 모래사장으로 파도가 닿는 해안선과 일정한 거리에서 연속적으로 출현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가시박 종자가 해류나 조류를 통해 도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터키 흑해 연안 지역의 사례에서는 약 420 ㎞에 걸친 해안선의 연속적인 가시박 분포에 대하여, 해류에 의한 직접 유입보다는 토착 분포 또는 하천을 통한 확산이 주요 원인으로 제시되었으며(Onen et al., 2015), 현재까지 해류나 조류에 의한 확산 경로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거나 모델링한 연구는 보고되지 않았다. 따라서 칠천도의 경우, 비교적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지역에서 출현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람이나 장비를 매개로 종자가 유입된 후, 연안 해수의 물리적 작용으로 해변에 확산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정확한 전파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향후 해류 기반 종자 이동 가능성을 규명하기 위한 현장 조사와 유전학적 기원 분석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조사 당시 가시박은 도입 지역에서 야생 개체로 생존, 번식이 발생하여 개체군으로 자생이 가능한 단계(Blackburn et al., 2011; Category C3)로서 아직 주변으로 퍼져나가지는 않은 침입 초기 단계였다. 조기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빠르게 확산하여 이후 퇴치가 매우 어렵게 되며, 해안 전역을 점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더구나 섬의 고유 식물상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지만, 교란이나 훼손은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나며 일단 파괴되면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칠천도의 보전 전략은 단순히 식물상 기록을 축적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고유종과 특이종, 그리고 외래종 관리를 동시에 고려한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일반적인 교란지 귀화식물과 달리 특이한 분포 양상을 보이는 사례도 확인되었다. 노랑꽃창포(Iris pseudacorus L.)는 인위적인 식재 흔적이 없었음에도 접근이 어려운 해안 여러 지점에서 출현하였다. 이는 조류에 의해 종자가 유입되었거나, 섭식 후 배설에 의해 확산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경로로 확산하는 귀화식물의 존재는 섬 식물상 보전 전략에서 간과할 수 없는 요소이다. 따라서 조기 예찰 체계와 더불어 생태적 특성과 확산 메커니즘에 대한 후속연구가 병행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섬 식물다양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전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적 요
칠천도는 경상남도 거제시 하청면에 속한 도서로, 2000년 칠천교 개통 이후 본섬인 거제도와 연결되어 관광 및 인위적 접근이 증가한 지역이다. 남해안 도서 특유의 해양성 기후와 다양한 지형 조건을 갖추고 있어 식물 다양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동안 체계적인 식물상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본 연구는 총 24회의 칠천도 관속식물상 조사를 시행하였고, 결과로 총 516분류군(473종, 6아종, 34변종, 3품종)을 확인하였다. 이 중에는 한반도 고유식물 6분류군, 적색목록식물 9분류군,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84분류군이 포함되어 있어 해당 지역의 식물 다양성 보전 가치를 뒷받침한다. 한편, 외래식물은 76분류군으로 이 중 5분류군은 환경부 지정 생태계 교란 식물에 해당하였다. 특히 부속 도서인 황덕도 지역은 섬 내에서 낚시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외래식물이 가장 많이 출현하였다. 황덕도의 가시박은 해변 모래사장에서 성체로 성장하여 해안 수목을 감싸는 확산 초기 단계로, 이는 자생 식생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정기적인 제거 작업과 조기 예찰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